일단 쓰기를 시작하면서 글쓰기 비법들을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쓰지 않는 이에게 잘 쓰는 비법은 필요 없습니다. 이제 막 두 손과 발로 바닥을 기어다니기 시작한 아이에게 신상 나이키 조던 에어 맥스 농구화가 필요치 않은 것처럼 말이죠.
--- 「1강. 일단 시작합니다」 중에서
돈 때문에 시작했지만 돈 때문에 지속하는 건 아닌 저의 글쓰기. 그토록 바라던 돈이 아니라면 무엇이 저를 계속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을까요?
--- 「2강. 쓰라고 시킨 사람이 없다는 사실」 중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 주변에서 퍽 놀라며 관심 보일까 봐 부담스럽겠지만, 하등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아 그래, 하고는 어제 본 드라마와 다음 달에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 오늘 저녁에 뭘 먹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갈 거예요. 저도 그렇습니다만, 어차피 우리는 남 일에 크게 관심 없잖아요. 남이야 글을 쓰든 춤을 추든 그것까지 신경 쓰면서 살 여력이 없잖아요.
--- 「3강. 내 글을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 중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하는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게 된 날, 더욱 정확히는 별일 없이 그럭저럭 살아왔던 내가 정식으로 장애아의 엄마가 되던 날의 늦은 저녁. 저를 위로한 건 글이었습니다.
--- 「3강. 내 글을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 중에서
6학년 우리 반 아이에게 발로 차였을 때, 근무하던 학교에서 선생님들 사이에서 은근한 따돌림을 당했을 때, 나처럼 친구 없이 외로워하는 아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이 속상한 일들이 글이 되고 책이 되어 누군가를 위로하게 될 줄을 말이죠. 그리고 그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 매일 쓰는 사람이 되게 해줄 거라는 걸 말이죠.
--- 「4강. 쓰지 않았던 시간에도 힘이 있다는 사실」 중에서
내 글을 다른 이의 글과 비교할 필요가 없어요. 쓰기만 하면 잘 쓰게 될 것이고, 아직 쓰지 않았을 뿐이고, 지금부터 열심히 쓸 예정이고, 그렇다면 반드시 좋아질 거니까요. 어제의 글, 지난달의 글, 작년의 글과 마음껏 비교하세요.
--- 「5강. 굳이 자신감 꾸며내기」 중에서
‘오늘은 영감이 오지 않아서 반찬통을 냉장고에 넣지 못하겠어, 설거지도 오늘은 불가능해’라며 어제까지 매일 하던 일을 할 수 없다고 버티는 날은 없습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쌓아둔 그릇을 영감이 떠오른 어느 날 한꺼번에 다 닦아도 괜찮은 걸까요?
--- 「8강. 매일 쓰세요. 출근하듯, 밥 짓듯」 중에서
뭘 쓸지 고민하느라 10분이 훌쩍 지나는 중이라면 글 대신 사람을 떠올리세요. 책 말고 커피와 돈가스를 떠올리세요. 내 이야기를 조금 더 툭, 털어놓게 되는 내 편에 가까운 한 사람을 떠올리며 그와 나누던 메뉴를 떠올리는 게 쉽고 빨라요. 내일 커피 타임에는 어떤 이야기를 할 건가요?
--- 「15강. 커피 마시며 수다 떨 듯」 중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지고 있는, 가져도 괜찮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걸 편안하게 인정하세요. 그리고 지금 내게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와 연결되지는 않을 거라 기대해보세요. 하루를 보내며 말도 못하게 억울하고, 속상하고, 답답하고, 화나는 상황을 만나고 있다면 반가워해도 좋습니다. 그 감정을 토해내듯 후련하게 써버리는 덕분에 오늘도 제법 괜찮은 글을 쓸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 「16강.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세요」 중에서
제 글이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건 저만의 필살기 덕분이었습니다. 바로 현실에의 밀착입니다.
--- 「22강. 도움이 되는 글을 쓰세요」 중에서
내 힘든 사연을 쏟아내는 글을 쓴 것이 아니었고, 그저 책이 되어 누군가에게 읽힐 수 도 있을 만한 것들을 누더기처럼 꿰매느라 애쓴 것뿐인데 그 시간이 쌓여 신기하게도 오랜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되 었습니다. 약을 끊었고, 제대로 힘내어 살고 싶어졌습니다. 그 시간과 글들이 쌓여 비슷한 처지의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글로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 「종강. 글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