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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길은 참으로 모질다

: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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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4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58g | 152*210*12mm
ISBN13 9791185818467
ISBN10 118581846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평범한 일상조차 절박하게 소원해야 하는 많은 이들이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하여...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꽤 오랜 시간 우린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같은 이유로 슬퍼하고, 같은 이유로 분노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7년. 누군가에게는 그날의 아픔이 남긴 생채기가 아물기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이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해야 할 때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은 아직 그 모진 슬픔의 시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단원고 2학년 이혜경 양의 어머니 유인애 씨 역시 하루하루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시간의 터널을 살아가고 있다. 아직 얼마나 더 참고 참아가며 딸의 빈자리를 감내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무치도록 그리운 딸을 생각하며 왈칵 쏟아질 듯한 눈물을 삼키며 행복했던, 사랑했던, 미안했던 기억들과 고통, 분노, 좌절, 상실감들이 시시때때로 반복되는 일상을 때론 한 편의 시로 때론 구체적인 일화로 담담하게 기록한 글 60편을 모았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을 펴내며
보고프다 하나_ 꽃 앞에 쪼그려 앉아 외로이
보고프다 둘_ 혜경이가 있었던 언니와 엄마 동화
보고프다 셋_ 언니의 정성이 담긴 뜻
보고프다 넷_ 조물조물 밀가루 반죽
보고프다 다섯_ 딸 아픔 아픔만 가득하다
보고프다 여섯_ 생일날엔 혜경이가 척 들려줬다
보고프다 일곱_ 한 자 한 자 모여 다시 태어나다
보고프다 여덟_ 수능선물
보고프다 아홉_ 북 콘서트
보고프다 열_ 아빠가 아빠를 만든 자화상
보고프다 열하나_ 누룽지 씨앗
보고프다 열둘_ 녹차에 빠지다
보고프다 열셋_ 움직이는 공간에서 우리는
보고프다 열넷_ 엄마가 생각하는 융해
보고프다 열다섯_ 지나간 흔적엔 무지가 있었다
보고프다 열여섯_ 우리 딸 손안 터치 세상
보고프다 열일곱_ 나에게 당연한 이치
보고프다 열여덟_ 하루 끝자락에 숨겨진 딸 마음
보고프다 열아홉_ 그리움은 엄마의 종유석 되다
보고프다 스물_ 외마디
보고프다 스물하나_ 들켜버린 언니의 결정체 보석
보고프다 스물둘_ 여행가기 전날 우리는
보고프다 스물셋_ 딸의 사랑체온을 받고 싶다
보고프다 스물넷_ 암시일까? 두 꿈은
보고프다 스물다섯_ 명예졸업 하던 날
보고프다 스물여섯_ 하고 싶은 꿈을 위해 기울인 노력
보고프다 스물일곱_ 배냇저고리 두 벌
보고프다 스물여덟_ 엄마 등 어부바, 어부바
보고프다 스물아홉_ 매년 사찰에 가다
보고프다 서른_ 보고픈 의식 의례
보고프다 서른하나_ 이름 석 자
보고프다 서른둘_ 봉선화 물들이기
보고프다 서른셋_ 책 돗자리 사진에서
보고프다 서른넷_ 우리 집 낙서문화
보고프다 서른다섯_ 큰딸은 해주고 작은딸은 안 해줬다
보고프다 서른여섯_ 딸처럼 엄마도 셜록홈즈에 빠지다
보고프다 서른일곱_ 아빠와 꽃게 살 사이엔
보고프다 서른여덟_ 발마사지 하는 그림 속 이야기
보고프다 서른아홉_ 꿈이 보여준 심정
보고프다 마흔_ 꽥꽥거리는 엄마의 수학 셈하기
보고프다 마흔하나_ 웃는 나를 미워했다
보고프다 마흔둘_ 개나리꽃 벚꽃
보고프다 마흔셋_ 숫자 18의 조합
보고프다 마흔넷_ 30년 전 행복이란 글에 민감한 모습
보고프다 마흔다섯_ 위上
보고프다 마흔여섯_ 2019년 12월 31일
보고프다 마흔일곱_ 펭수에 대하여
보고프다 마흔여덟_ 흉터를 남긴 유리구두
보고프다 마흔아홉_ 잊지 않는 우정
보고프다 쉰_ 꽃
보고프다 쉰하나_ 아프게 보냈던 한 달, 딸을 보내고 다시 맞은 아픔
보고프다 쉰둘_ 아빠의 애착
보고프다 쉰셋_ 보리, 쌀 놀이
보고프다 쉰넷_ 그리운 조우
보고프다 쉰다섯_ 부모라서 딸과 있었던 모든 것이 가교가 되어 다시 만나다
보고프다 쉰여섯_ ing
보고프다 쉰일곱_ 아빠의 몰래 한 사랑
보고프다 쉰여덟_ 파뿌리 다려 엄마 마음 담는다, 고사리 손에 혜경이 마음 담는다
보고프다 쉰아홉_ 인사를 참 잘했는데
보고프다 예순_ 비오는 날의 수채화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한 귀퉁이 무너져, 봇물 터지듯 휩쓸려 떠내려간 자리에 서서 텅 비어 버린 허전한 가슴을 스스로 쳐대며 운다.
‘울어도, 울어도 션찮다.’
--- p.26

엄마는 왜 그 순간 그 쉽고도 짧은 언어구사에 장애가 있었을까.
그 장애는 너에게 날아가 차가운 마음 고체가 되었겠지.
엄마가 왜 그랬을까. 그 날 느른한 널 이해 못 하다니.
이렇게 널 잃고 ‘후회’라는 벌판에 서서 응어리진 고체를 안고 있는데 언제쯤 융해시킬 수 있을까.
--- p.59

내 딸이랑 마지막인데 엄마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고 그냥 그 순간에도 내내 숨을 쉬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사고가 났던 날도 그냥 멍하니 TV만 쳐다보며 아무것도 해주지를 못하고 내내 숨만 쉬고 있었던 엄마였다.
미안하다 딸아.
‘엄마는 세상 눈을 감아도 찾아갈 거야, 그건 딸에게 엄마가 해야 할 당연한 이치잖아.’
--- p.70

엄마라는 글자가 불에 달구어져 나에게 두 번째 낙인 된 것을 참 행복해했던 시간이다. 반면에 우리 긍이 일생에 아주 짧은 그리 길지 않은 살붙이 만남이어서 죄인이 되었다.
가려진 이놈의 세상이 연극의 마지막 막이라면 좋으련만.
난 딸 바라기 종유석, 천년만년 내게서 자라리. 자란다.
내게 세상이 닫히는 그날 이후에도 영원히.
--- p.76

미안했다. 유독 엄마 앞에서만큼은 아픈 마음 건드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큰딸에게 난 바보짓을 했나 보다. 일부러 속마음 감추려고 대답도 그렇게 한 것 같다. 그래야만 엄마가 울지 않을 거라 믿었으니까. 그런데 자신이 대답하면서 울고 있었으며 그래서 고개도 숙이고 있었던 것이다.
울고 있는 모습을 들켜버리고 둘이서 울다가 “미안해” 하니까, “엄마는 왜 날 울려” 한다.
그리움을 품어 간직하고 있던 응집된 고리 너머를 들켜버린 것이다.
--- p.83

딸 앞에서 “이제야 졸업을 했어. 한 번 봐봐. 근데 명예 졸업장이야” 하며 졸업장을 읽었다. 읽으려고 했던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졸업장을 펴 놓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읽어 내려갔다. 내 딸 이름 석 자 앞에 보인 졸업. 이날 단원고등학교 9회 졸업식에는 250명의 명예 졸업생에게 명예 졸업장과 졸업앨범 수여되었지만 당사자는 참석도 수여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넋들의 가장 슬픈 졸업식이었고 주인공이 없었으니 허무한 날이었다.
--- p.100

두 딸은 가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너희들 쌍둥이니’라고 물어보면 집에 와서는 서로 ‘엄마 우리 닮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 보고 쌍둥이라고 하지. 하나도 안 닮았는데’라고 얘기했지.
그런데 혜경이 새끼발가락과 언니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어쩜 그리도 똑같니.

새끼발가락이 쌍둥이 같아.
--- p.142

개나리를 벚꽃을 고개 들어 유심히 본지가 언제인지, 예쁜 딸 아프게 보내고 한 번도 그러질 못했다. 긍이도 그러니까.
그래서 예쁜 꽃을 보면서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내 감정은 메말라졌다.
그날 이후, 난 마음의 문을 스스로 닫으려 하는 것 같다.
--- p.15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아빠와 엄마는 아주 짧은 생을 딸 손에 들려 보냈습니다.”

벌써 7년입니다. 그날 아침, 그리고 한동안 세상은 온통 안개가 자욱했던 것처럼 흐릿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침묵하고 또 침묵했습니다. 소리라는 것이 사라진 도시처럼 사람들은 아무런 얘기들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영상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살아남은 우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하염없는 슬픔에 헤어 나올 수 없는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리고 7년이 흘렀습니다.
‘잊지 않겠다’고 수없이 약속했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책을 세상에 내놓으며 ‘아직도 세월호 얘기냐’라는 얘기가 나올까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네,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를 더 해야겠습니다”라고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그 이야기를 끝마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친구를 잃고 마음속 이야기 한 자 한 자 꼭꼭 눌러 쓰다 보면 그리움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으리라 믿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남겨진 유가족의 일상을 눈물로 써 내려간 이 책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독자들이 서로 위로받고 위로해 주며 슬픔과 그리움을 함께 공유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시는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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