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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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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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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655g | 148*210*30mm
ISBN13 9788954608855
ISBN10 895460885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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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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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되어지지 않은 차를 끌고

끼익끼익 소리가 나는데
무작정 고속도로를 타는 게 아니지.

얼마쯤이나 갔을까.
오도 가도 못하는 길에

그즈음에 난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괜찮다는 듯.
예정대로
괜한 웃음 한 번 지어보이고

지구보다 무거워진 차를 끌고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몹쓸 차림새가 된 나는
그래도 알고 있었다.
괜찮다.
괜찮다.

그러자니…

괜찮지가 않다. --- 「괜찮(지 않)다」 중에서

엄마의 나이를 갉아먹으면서
내 나이가 먹는 건가봐.
엄마 몰래 나만 5년씩 빨리 늙었으면 좋겠어.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 「엄마」 중에서

힘차게 달려라, 아이야.
지금 뒤를 돌아본다면 너는 아마 주저앉아 버릴 거야.
달려라, 아이야.
억지로 고개를 내빼 가야할 곳을 본다면 너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 거야.
아직 많이 두려울 테니까.

가끔 무섭다면 눈을 꼭 감고 조금씩 걸어보렴.
앞이 안 보여 비틀거린대도 넌 참 귀여울 거야.
넌 그렇게 이쁠 나이거든

달려보자, 아이야.
아직 많이 오지도,
적게 가지도 않았단다.

그렇게 가다가
다른 길로 가도 좋아.
길은 끊임없이 펼쳐져 있고
우리는 아직 아주 이쁜 나이거든. --- 「아이야」 중에서

춤추는 뇌.
일렁이는 심장.
빼앗기고 싶은 기억.
멈춰버리고 싶은 시간의 조각을 주워 두 손에 쥔 채
눈물을 흘리고.

끊겨버린 관계.
도망치는 눈빛.
차라리 바보가 되어 버렸으면 하는 나는, 이 바보는
오늘도
새하얀 아침이 되어야 나를 놓는다. --- 「시간의 조각」 중에서

갈 곳이 있다는 건
눈물 나도록 행복한 겁니다.
늘 그곳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잊었다가도 생각나 가보니
역시 누군가가 있다는 건
더구나 제가 움직이지 않는 그것이 될 수 있다니
산골짜기 반짝반짝 빛나는 집 한 채처럼
행복하네요.
뭉클하게.

언제든 한 번도 어기지 않고
갈 곳이 되어드릴 게요.
늘 따뜻한 집안에 당신을 맞는 강짱이 있습니다.
서로가 들리지는 않지만 볼 수는 있습니다.

빌려주기 싫은 음악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 「빌려주기 싫은 음악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중에서

내 나이 서른 셋.
문득 돌아보니 서른두 살.
서른두 살에 ‘최강희’라는 이름 앞에는 ‘최강동안’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고,
사람들은 저를 ‘4차원 소녀’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어느 날엔가 순간의 나의 행동에 주목했으며, ‘골수천사’라 불러주기도 하고,
언젠가 문득 드라마에서 입었던 의상들은 히트를 쳤고,
그 후로 저는 ‘패셔니스타’라고도 불렸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의 저인 것입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저는 궁금했습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누군가가 알려주는 내가 나인 걸까요?
그렇게 말하니 그런 것도 같.아.요….’

연기 경력 14년.
그동안 저는 연기자였지만, 저와 다른 캐릭터는 겁이 났어요.
따라서 저는 저만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제 자신을, 조금씩 저만을 오려내서 연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경험도 부족했고, 연기를 배워본 적도,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경력이 쌓일수록 타인의 감성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능력이 생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저를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의 감정은 제 것인지 아닌지조차 구분하기 힘들어졌어요.

저를 알고 싶었어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서른두 살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그래서 한번은 일기장을 펴놓고 글을 적으려 했지만 한 글자도 적을 수 없었어요.
저에게 나란 존재는 무엇도 없는 느낌이었죠.
그립고 외로웠지만 그리움에는 대상이 없었고,
울고 싶었지만 눈물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어요.
음악과 그림을 좋아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제 머릿속을 시끄럽게 할 뿐이었어요.
밖을 나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듣고 싶은 음악도 찾을 수 없었죠.

나를 도둑맞은 느낌.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했죠.

아마도 그쯤이었던 것 같아요.
김C에게 [헤이마(Heima]’라는 DVD를 선물 받았어요.
'제발'이라는 말과 함께.
김C의 어법에 의하면 ‘제발’은 '좋다'와 ‘틀림없이 네가 좋아할 것이다'입니다.
제가 그것을 본다면 좋아할 것이라고 그는 이야기 해주었어요.
--- 「나는 누구일까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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