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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가둘 수 없듯,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도 절대 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포크너,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현대 문학의 거장 모옌 대표작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인 ‘계획생육’을 정면으로 다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이 작품은 화자인 커더우가 일흔이 넘은 고모를 회상하며 시작한다. 산부인과 의사인 고모 ‘완신’은 가오미 둥베이향에서 오십 년 동안 1만 명이 넘는 아이를 받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젊은 시절 고모는 혁명 열사의 딸이라는 출신 성분에 신식 의술까지 배운 전도유망한 신여성이었다. 그러나 공군 조종사였던 약혼자가 타이완으로 망명하자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에서 계획생육을 강압적으로 실시하면서 고모는 정관 수술과 임신 중절 수술에 나서게 되고, ‘살아 있는 염라대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사람들의 비난과 저주에 시달린다.
모옌은 『개구리』를 통해 현대 중국의 ‘뜨거운 감자’인 계획생육에 문제를 제기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중국 민간 문화를 바탕으로 ‘환각 리얼리즘’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모옌은 『개구리』에서 다산의 상징인 개구리 토템을 모티브로 하여, 경제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생명의 탄생조차 법으로 옭아매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 숨 쉬는 민중의 생명력을 찬미한다.
모옌 소설의 불변하는 주제는 ‘인성’이다. 그는 한국어 판 서문에서 “소설을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쓰는 것”이며 “나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쓰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계획생육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모옌의 관심은 역사적 풍랑에 휘말린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옌은 폭력적인 인구 정책이 몰고 온 여러 가지 부작용에 초점을 맞춰,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간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인물 간의 갈등과 화해를 세세히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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