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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하라』는 츠지무라 미즈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본격 호러 장편 미스터리다. 먼저 작품의 제목인 ‘야미하라’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는 타인에 대한 괴롭힘을 뜻할 때 일본어와 영어 해러스먼트(harassment)를 결합해 ‘○○하라’라고 표현한다. 그 예로 성희롱을 뜻하는 세쿠하라,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파와하라,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직장인 여성을 차별한다는 뜻의 마타하라, 정신적 괴롭힘을 뜻하는 모라하라, 음주를 강요하는 괴롭힘을 뜻하는 아루하라 등이 있다. 일상 속 괴롭힘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이렇게나 많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인데,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에 의해 또 하나의 조어가 탄생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누구나 겪었을 법하지만 특별히 무어라 말하기 어려웠던 불쾌감과 공포, 즉 야미 해러스먼트, 야미하라가 바로 그것이다.
호러 장편 소설을 집필하고 싶었다던 작가는, 누구나 예측할 만한 호러 소설이 아닌 작가 특유의 호러 소설을 쓰고야 말았다. 자기 정당화를 방패 삼아 자신의 어둠을 타인에게 강요해 불쾌감을 주는 행위의 다양한 양상을 그려내며 공포의 소재로 삼는다. 이런 경우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을 당하거나, 뭔가 ‘쌔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거나, 학교에서나 회사에서, 또는 친구들 사이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야미하라는 무궁무진하게, 그것도 매우 입체적인 방식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이를 예리하게 포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낸다. 호러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야미하라』에는 귀신이니 저주, 좀비 같은 요소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고 질식할 것만 같은 공포감을 조성하며 독자들을 끊임없이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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