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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는 삶의 방식을 깨닫다
‘김남희가 매혹된 라틴아메리카’ 1권 『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에서 중남미의 광활한 자연이 주는 야생성에 감동했다면, 이 책에서는 이 땅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육체성’에 매혹된다.
에콰도르 엘아이로의 커피농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만난 가족들은 자신의 밭과 커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 즐겁게 일하고 있었다. 놀이와 노동이 분리되지 않는 삶, 정직한 노동에 기반한 삶에서 오는 긍지는 그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자전거를 돌려 동력을 생산하는 세탁기, 농사나 집짓기 등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생태적인 삶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일본인 아야 씨의 농장에서는 앎과 실천 사이의 거리를 체감한다. 빈부격차 문제가 심각한 콜롬비아에서 만난 벤하민은 유기농 로컬 푸드 식당을 운영하며 식재료를 공급하는 농어민들의 마을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생산자의 노동을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작은 노력이 큰 빛이 되어 세상을 바꿔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나 또한 생태적인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면 두렵다. 머릿속에서 그리는 이상적인 삶과 내가 살아가는 일상의 간격은 얼마나 아득한지. 나는 지구에서 매일 잘려나가는 나무가 몇 그루인지 알면서도 종이책을 선호한다. 털을 얻기 위해 동물을 얼마나 잔혹하게 도살하는지 알면서도 오리털 잠바를 포기하지 못한다. 서울에서 파리까지 왕복하면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면서도 여행은 포기하지 못한다. 일본과 에콰도르 사이의 거리보다 안다는 것과 실천한다는 일 사이의 거리가 내게는 더 멀다. 그러니 일상의 자잘한 선택마저도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일치시키는 그녀의 일관됨이 존경스러울 수밖에. _본문에서(55쪽)
다양한 삶의 모습과 대면하면서 10년차 여행가 그녀의 사유는 더욱 발전해간다. 여행이란 새로운 세계를 정복하며 여권에 도장 하나를 늘리는 일이 아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이 있음을 배우고, 자신의 ‘생각의 성’에 균열을 만드는 일이어야 함을 다양한 여행자들의 모습을 통해 절감한다. 여행은 답을 찾기 위해 떠나는 행위가 아닌, 질문도 없이 살아온 일상을 깨워 질문을 발견하기 위한 행위임을 깨닫는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질문과 마주하고,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의심하고, 미처 몰랐던 낯선 내 얼굴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한 뼘 성장하는 기회가 여행이라는 배움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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