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ime Of My Life2. Cloud 93. Never Forgotten4. Leave Me Be5. Lady Let Me Shine6. Stupid Games7. Following The Sun8. Only Desire9. Promised Tide10. The Midas Touch11. Some Kind Of Wonderful
'70년대 기분 좋은 그루브를 재현하는 톱로더의 두 번째 앨범 TOPLOADER: Magic Hotel Some Kind Of Wonderful! 아무 생각 없이 이 앨범을 틀어놓고 첫 곡인 'Time Of My Life'를 듣고 있으면 이전에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의 [Are You Gonna Go My Way]를 처음 플레이 시켰을 때 느꼈던 바로 그런 기분이 되살아난다. 댄서블하고 떠들썩하고 신나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구수하고 옛스러운 분위기. 먹고 마시는 기분 좋은 축제. '복고주의'인 것만큼은 틀림없지만 마치 블랙 크로우즈(Black Crows)의 정직하게 낡디 낡은 록 정서와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모던하게 재현시킨 방식이 교묘하게 만나고 있는 것 같은 이 곡. 그 주인공이 바로 조셉 워시본(Joseph Washbourne)의 밴드 톱로더이다. 톱로더라는 이름은 마리화나를 말아 피울 때 사용하는 한 방법으로부터 따온 것이다. 섣불리 했을 법한 예상과는 달리 톱로더는 영국 출신이다. 독특하게도 키보디스트인 동시에 보컬리스트이며 전 곡의 작곡자인 조셉 워시본, 기타리스트 댄 힙그레이브(Dan Hipgrave), 베이시스트 맷 나이트(Matt Knight) 그리고 드러머 롭 그린은 모두 동네 술집에서 매일 밤 만나 술과 잡담을 즐기던 친구들로 밴드를 해보자고 결심하게 된 것은 브릿 팝 열풍이 정점에서 한 풀 꺾이기 시작하던 '97년 경이었다. 곧 세컨 기타리스트로 줄리언 딘(Julian Deane)을 추가하고 톱로더는 태어났다. 톱로더의 프로필에는 그 시기의 많은 인디 밴드들이 훈장처럼 달고 다니던 고생담이 없다. 사실 결성 이듬해 바로 영국 소니 뮤직과 계약을 맺었고, 영국 대중 음악 역사의 산 증인인 폴 웰러(Paul Weller)의 유럽 투어에 서포트 밴드로 참가하는 등 곡 하나 정식으로 발표하기 이전에 이미 운 좋게 멋진 기회들을 그러쥐었기 때문이다. '99년, 꽃피는 계절 5월에 발표한 첫 싱글 'Achilles Heel'은 그다지 폭발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냈고 그 해 영국의 주요 음악 페스티벌들인 '글래스튼베리(Glastonbury)'와 '레딩(Reading)'의 무대에도 선을 보이면서 톱로더라는 밴드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증폭되어 나갔다. '99년 말에는 두 번째 싱글 'Let The People Know'가 발표되었다. 우리에겐 영화 속에서나 보던 즐거운 마을 축제를 연상케 하는 이 곡을 듣고 사람들은 곧 자미로콰이의 이름을 들먹였다. 이렇게 유쾌한 느낌으로 되살아난 '70년대의 바이브는 사실 자미로콰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간 보기 드문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미로콰이의 이름 위에 늘 붙어 다니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라는 번쩍이는 이름 역시 톱로더를 위해 종종 빌려주어야 했다. 2000년 2월에 밴드는 그들의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싱글인 'Dancing In The Moonlight'을 발표했다. 이 곡의 프로듀스는 조지 드라쿨리어스(George Drakoulias)가 맡았는데 이 사람은 데프 잼(Def Jam) 및 어메리칸(American) 레이블의 창립자인 릭 루빈(Rick Rubin)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인물로 '90년대에 발표된 블랙 크로우즈의 앨범들 그리고 작년에 발표된 배들리 드론 보이(Badly Drawn Boy)의 앨범 등이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쳤다. 'Dancing In The Moonlight'은 영국 차트에 아주 오랜 기간 머물게 되고, 톱로더의 정규 데뷔를 위한 초석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00년 봄에 톱로더의 풀 렝스(full-length) 데뷔 앨범 [Onka's Big Moka]가 발매되었다. 발매되자마자 영국 차트 5위로 금새 뛰어오른 이들은 곧 오아시스(Oasis)나 샬라탄즈(Charlatans UK)와 함께 TV 팝 인기 순위 프로그램 [Top of the Pops]에 출연하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네 번째 싱글 'Just Hold On'이 가을에 커팅되었을 무렵에는 그 해 가장 주요한 신인 밴드들 중 하나로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2년, 톱로더는 두 번째 작품 [Magic Hotel]을 내놓았다. 전 작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 앨범 역시 조셉 워시본의 키보드 사운드를 골조로 소울(soul)/펑크(funk)의 요소가 두드러진다. 워시본의 터프하고 꺼끌한 목소리는 'Time Of My Life'에서 마냥 기쁨에 넘치다가도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 어느 순간 멜랑콜리해진다. 하지만 'Cloud 9'과 'Never Forgotten'에서의 애절하고 심각한 분위기는 곧 'Leave Me Be'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한 여유를 되찾는다. 전 작의 'Dancing In The Moonlight'이 이번 앨범에도 실렸으면 하고 바랬던 팬이라면 아마도 이 곡에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발라드를 좀 더 원한다면 'Promised Tide'와 'The Midas Touch'가 있다. 'Lady Let Me Shine'에서는 아날로그 키보드의 로맨티시즘을 경험할 수 있다. 좀 더 '아름답다'고 할 만한 키보드 연주? 'Only Desire'를 추천한다. 이 앨범을 들으며 자미로콰이를 떠올릴 수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를 떠올릴 수도 또 초창기 시절의 엘튼 존(Elton John)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이 넘치는 그루브가 그리고 앨범 전체에 녹아든 사람 좋은 듯한 분위기가 실로 놀랄 만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어느 순간 당신도 'Wonderful!'을 마음 속으로 외치게 될 지 모를 일이다. 글 / 장은비 자료제공 / SONY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