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미지
이전
책에 파묻혀 평생 글을 쓰고 사색한
일본의 대표 장서가 구시다 마고이치 선생의 산문집
나의 아버지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서재는 책으로 가득했다. 책장에서 흘러넘친 책들이 책상 위나 바닥에 쌓여 있었는데, 어느 날 바닥이 뚫리고 방이 기울었다. 현관도 책들로 넘쳐났다. 《장서의 괴로움》(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은문고)
위 글에서 ‘나의 아버지’가 바로 이 책의 저자 구시다 마고이치 선생이다. 일본의 대표 장서가이자 사색 수필가로 알려진 그는 이 책에 생각하는 기능이 저평가되고 얕은 지식을 추구하는 풍조에 대한 아쉬움과 혼자 생각하는 즐거움을 함께 담았다. 그가 독자에게 권하는 생각의 주제는 ‘생각한다는 것’, ‘안다는 것’, ‘본다는 것’, ‘일한다는 것’, ‘불안’, ‘고독’ 등 44개에 이른다.
이 책은 1955년에 출간된 뒤 여러 차례 복간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저자가 태어난 지 100년, 타계한 지 10년이 되는 2015년에 복간돼 주목을 받았다. 초판이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선생의 글은 마치 60년 후를 예상하고 쓴 것처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이 책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