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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 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의 본격 미스터리 스릴러
발신인 불명의 협박장에 시달리던 기업가 가와테 쇼타로의 의뢰를 받은 법의학계의 권위자 겸 명탐정인 무나카타 류이치로 박사는 범인 규명에 나선다. 그러던 중, 수사를 하고 있던 박사의 조수가 독살되면서 사태는 심각해지고, 범인이 남긴 기괴한 3중 소용돌이 지문은 가와테를 포함한 두 딸에 대한 살인 예고를 하는데…….
[에도가와 란포상]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방과 후』라는 작품으로 데뷔의 기회를 준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의 대표적인 등용문 중 하나이다. 에도가와 란포는 일본 추리 소설의 여명기 대표 작가 중 한사람이자 후배양성 및 국내외 교류를 통해 미스터리 장르의 발전과 대중화에 힘썼던 작가로 “일본 추리 소설의 아버지”, “일본 탐정소설의 역사를 100년 앞당긴 작가”라고 불리며 사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칭송받고 있다.
추리소설의 저변확대는 물론, 자신의 작품 활동도 왕성했던 에도가와 란포는 많은 장단편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탐정 시리즈의 주인공인 ‘아케치 코고로’는 우리에게 탐정 김전일로 알려진 요코미조 세이조의 ‘긴다이치 코스케’와 함께 일본 탐정 소설의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아케치 코고로는 중편소설『D 언덕의 살인사건』에 서생이자 아마추어 탐정으로 한번만 등장할 계획이었으나, 좋은 평판을 얻은 덕분에『심리실험』, 『다락방의 산책자』,『거미남자』등을 거치면서 “나의 관심은 오직 진실을 아는 것”이라는 천재탐정의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고,『악마의 문장』에서 이미 일본 최고의 명탐정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그의 작품 속 대표 캐릭터인 아케치 코고로가 셜록 홈즈에 비한다면, 에도가와 란포의 청소년 대상의 추리소설 시리즈인 [소년 탐정단]에서 숙적으로 등장하는 ‘괴면 20면상’은 괴도 아르센 뤼팽을 연상시킨다.
에도가와 란포의 장편 시리즈 중, 일본 독자들에게 가장 재미있는 에도가와 란포의 추리소설 추천작인『악마의 문장』은『파노라마섬의 기담』같은 괴기환상소설과는 분명히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다. 또한, 최신 미스터리 소설처럼 정교한 내러티브이나 섬세한 감정의 묘사 등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에도가와 란포의 탐정소설 입문용으로는 가장 적당하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적당한 템포와 구성으로, 이야기의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비교적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이 작품은 영상화된 작가의 인기작품 중 하나로, 아시히 TV에서 1978년에 방영했던 『에도가와 란포의 미녀 시리즈 사형대의 미녀 편』과 청소년 대상으로 재구성한 원작을 만화화한 야마다 타카토시의『소년탐정단 3 : 저주의 지문』은 『악마의 문장』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세계를 조금 더 알 수 있고 탐정소설의 고전적인 분위기를 음미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