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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무엇도 되지 못했지만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아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는 여행 에세이의 돌풍을 주도하고 남다른 감성으로 사랑받아온 작가 김동영이 우리에게 구체적이고도 치열하게, 때로 담담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책이다. 언제든 원할 때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그의 모습과 달리, 그는 ‘생선’이라는 필명에 걸맞게 언제나 눈을 부릅뜬 삶을 지향했다. 그는 무엇이 되고 싶었고, 무엇이 반드시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했다.
그러나 세상은 유독 그에게만 엄격하고 거친 것 같았다. 이 세계에 살기에 너무나 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는 걸 고백한다.
나는 사는 게 서툴렀다. 살다 보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아무리 배우고 경험하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늘 실수의 연속이었고 후회의 나날이었다. 그렇지만 살다 보니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당신도 비슷하다는 걸. 이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원할 때마다 어디로든 긴 시간동안 훌쩍 떠나 있는 그를 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당신처럼 자유롭고 싶어요.” 그러나 그의 자유는 결코 쉽게, 허투루 얻어진 것이 아니다. 자유에는 어떤 결과가 펼쳐지든 운명처럼 묵묵히 받아들이는 책임이 따른다.
단지 그의 새장에는 작은 문이 열려 있고, 그곳을 통해 나갔다가 다시 새장 안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그는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그는 말한다. “당신의 새장은 원래부터 열려 있었고, 그 밖으로 자유를 찾아 날아가는 건 당신의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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