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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바쁜 일상,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온몸으로 사계절을 맛보다.”
인기 에세이스트 모리시타 노리코가 펼쳐 보이는, 영화 [일일시호일] 그 후 이야기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해가 짧아지고, 나뭇잎이 붉게 물들고, 밤이 한층 길고 짙어지고, 눈이 내리고, 그리고 다시 새싹이 뾰족뾰족 돋아나는 봄이 찾아오고…… 시간과 인생의 흐름을 체감하기에 계절보다 분명한 지표가 있을까. 뚜렷한 사계절이 사리지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소리가 왕왕 들려오지만, 때가 되면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초록이 무성해지고 바람의 결이 달라지는 건 여전하다. 그리고 그 계절의 흐름과 함께 인생의 형태와 빛깔도 새로워진다. 읽는 동안 앉은 자리에서 이런 계절감을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바로 제목부터 계절감이 물씬 풍기는 『계절에 따라 산다』이다.
책은 영화 [일일시호일]의 원작자로 국내 독자에게도 눈도장을 찍은 인기 에세이스트 모리시타 노리코의 최신작으로, 차를 배운 지 40년이 된 저자가 흔들리는 일상 속에서도 균형을 잡으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도를 하면 감각이 예민해져서 공기의 냄새와 햇빛의 결, 기온과 습도의 변화 등 계절의 미묘한 변화를 더 잘 포착해낼 수 있다. 책에는 저자가 오랜 세월 차를 배우면서 얻은 ‘계절과 일체되는 감각’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미 여러 편의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진 것에서 알 수 있듯 모리시타 노리코는 눈에 보일 듯한 세밀한 묘사력으로 유명하다. 특히나 이번 책은 시각적 묘사뿐 아니라 청각적 묘사도 탁월하다. 다완에 찻물을 붓는 따랑따랑 소리, 차선을 씻는 사락사락 소리, 정원의 돌대야에 졸졸거리고 찰랑이며 물이 흐르는 소리, 낙엽을 밟는 바삭바삭 소리, 화로에 파직파직 불이 붙는 소리, 가마가 슈---- 하고 김을 내뿜는 소리……. 소리만 들어도 지금 이 계절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와 다도라는 두 바퀴로 인생을 굴려온 모리시타 노리코는 그토록 오랫동안 글을 쓰고 차를 공부했지만 여전히 때로 좌절하고 때로 희열을 느끼며 그 길을 걸어간다. 사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오랫동안 뭔가에 매진했어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지에 도달하는 순간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다도를 하면서 흔들리는 순간에 위로를 받고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자신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순환하는 계절 속에서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아나간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독자 역시 오늘을 살아갈 따스한 위안과 내일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산만하고 정신없는 세상, 항상 주위에 정신을 빼앗기기 일쑤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치 그 계절, 그 다실에 함께 있는 것처럼 마음이 차분히 내려앉고 평온해지는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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