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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20여년 동안 네권의 시집을 상재한 중견 시인으로, 탄탄한 시세계를 펼쳐 보이는 손택수 시인의 신작 시집 『붉은빛이 여전합니까』가 출간되었다. 농경사회적 상상력과 민중적 삶의 풍경을 담금질해냈던 손택수는 이번 시집에서 현실의 간난신고나 일상의 먼지 같은 순간들조차 빛나게 하는 따뜻하고 살뜰한 시선을 보내는데, 단순히 세월과 연륜의 결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시적 경지에 이르렀다 평가할 만하다. 여백의 아름다움, 간결함의 미학, 풍성한 시적 리듬의 실험 등 다채로운 시적 향취를 선보이면서도 현실과 시인의 삶, 혹은 삶다운 삶에 대한 궁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시정신이 돋보이는 시집의 탄생을 목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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