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미지
이전
해장은 ‘기분’의 지분이 90% 이상인 것 아닐까?
속이 풀린 것 같은 ‘기분’, 머리가 맑아진 것 같은 ‘기분’…
시리즈의 문을 함께 여는 두 번째 책은 ‘해장 음식’을 주제로 다룬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연재 후 동명의 도서(총 3권)로도 출간한 바 있는, 미깡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전작과 이번에 출간하는 책은 제목에서부터 묘한 연결고리가 느껴진다. 하지만 웹툰이 가상 인물이 등장하는 만들어낸 이야기였다면, 이번 ‘해장 음식 에세이’는 전적으로 작가의 이야기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다. 그림 위주의 ‘웹툰’과 그림 한 장 들어가지 않은 ‘전격 에세이’라는 형식의 차이도 있음은 물론이다.
이 책은 ‘해장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해장 음식’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목차만 슬쩍 봐도 알 수 있다. 냉면, 국수, 양평해장국, 매운 음식, 만두, 순댓국… 그리고 제목으로 거론되지 않은 수많은 해장 음식들은 또 어떤가. 전국 팔도에 포진한 각종 음식들, 그러니까 곰칫국, 다슬기해장국, 고사리육개장, 각재기국, 설렁탕, 낙지칼국수, 콩나물국, 베트남 쌀국수, 라면, 심지어 커피와 햄버거까지. 어떤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모든 것, 맞지 않나.
평소 웹툰 기반의 창작 활동을 해온 미깡 작가의 숨겨진 글솜씨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몰입할 수밖에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 여기에 글맛도 뛰어나 흡입력이 대단하다. 심지어 상상력마저 풍부해서 「최악의 해장 음식을 대령하라」에서는 터지는 폭소를 참을 수 없고, 「해장은 언제 시작되는가」에서는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한 서스펜스급 반전이 이어진다.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에 이런 수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만큼 필력도 훌륭하지만 우리가 이 이야기에 울고 웃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음주생활과 해장생활이 반복되는 그저 평범한 우리의 삶 자체와 밀접하게 연계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도 유려하거나 추상적인 말들이 아닌, 지극히 생활과 밀착된 언어로.
닫기
카트에 넣기
바로구매
원클릭구매
닫기
바로 선물하기
나에게 선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