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을 먹구름이 조금씩 덮기 시작하더니, 소나기가 내립니다. 처음에 소나기는 작고 동그란 방울로 톡. 머리 위로 작게 떨어집니다. 그러다가 점점 세차게 내리며 작은 점은 짧은 선으로 짧은 선은 다시 긴 선으로 바뀝니다. 창에 떨어진 소나기는 주르륵 창을 타고 내려가며 저마다의 그림을 그리고, 물웅덩이에 떨어진 소나기는 겹고리무늬를 만듭니다. 짧게 내리고 돌아가기 아쉬웠던 소나기는 친구들을 찾아갑니다. 아이의 어깨 위에, 지렁이가 사는 땅 위에, 개구기가 올라가 있는 잎사귀 위에 톡, 떨어졌다가 다시 작은 물방울이 되어 위로 튀어 오릅니다. 소나기가 내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 적이 있나요? 책을 통해 세차게, 다정하게, 아름답게 때론 재미있게 내리는 소나기를 만나 보세요!
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다가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아기 구름의 숨바꼭질》이 있고, 《노란 우체통》 《인기 스타 방울이》 《공짜표 셋 주세요》 《하늘을 나는 꿈》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소나기가 바꾸는 일상의 풍경 툭. 한 방울 떨어진 빗방울은 금세 쏴아- 소리를 내며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내린 비에 사람들은 허둥지둥 발걸음을 서두르고, 고양이는 얼른 비를 피해 자동차 바닥으로 숨습니다. 비를 좋아하는 생명체들은 소나기의 노크 소리를 듣고, 짧은 순간을 즐기기 위해 밖으로 나옵니다. 개구리와 빗소리가 함께 들리고, 소나기와 노는 아이의 웃음소리도 뒤섞입니다. 소나기 한 방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소나기를 맞는 생명체로 점점 확장되며 소나기가 내리는 풍경을 감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책을 읽으며, ‘소나기가 내리는 순간’을 관찰해보세요. 또 책을 덮고, 이 순간을 맞는 생물들의 모습도 살펴보세요. 소나기의 작은 파장이 풍경을 바꾸듯이,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작은 소동이 풍경을 바꾸고 있지는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