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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픽션

: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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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28g | 135*195*22mm
ISBN13 9791160403916
ISBN10 116040391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도시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 ‘도시’를 다루는 테마 소설집. 색깔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 7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를 이야기하며 익숙함과 낯섦,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상의 면면을 그린다. 소설과 함께, 책의 뒤에는 작가들의 인터뷰를 실어 도시에 대한 또 다른 생각들을 나눈다. -소설MD 박형욱

조남주 정용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우리가 도시라 부르는 것들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

당신의 도시는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을 펼치는 7인의 작가가 나의 일상, 나의 도시를 새롭게 감각한 이야기, 테마소설집 『시티 픽션』이 출간되었다. 일곱 편의 단편소설과 함께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실렸다. 작가들은 종묘, 광화문 교보문고, 울산 공중 관람차 등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균열을 써내려간다. 그 장소에 가본 사람만이 아는 느낌, 기분, 분위기는 7인의 상상력으로 조금씩 뒤틀리고 전복되며 우리가 아는 도시를 새롭게 채운다. 그들이 펼쳐낸 익숙한 도시의 낯선 풍경은 갑갑한 매일이 반복되어 마음까지 움츠러든 지금, 우리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조남주 「봄날아빠를 아세요?」
정용준 「스노우」
이주란 「별일은 없고요?」
조수경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
임현 「고요한 미래」
정지돈 「무한의 섬」
김초엽 「캐빈 방정식」

저자 소개 (7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형, 팰라지움 올랐어, 안 올랐어? 그대로지? 팰라지움이 서영동 대장 아파튼데 팰라지움이 쭉쭉 치고 나가야 동아랑 현대랑 우성이 다 따라가지.”
그걸 왜 나한테 따져? 나도 쭉쭉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 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애써 삼켰다. 축구회 형님은 부모 잘 만난 놈들끼리 잘 해보라면서 운동장에 침을 한 번 탁 뱉고는 먼저 성큼성큼 걸어가버렸다.
--- p.21 「봄날아빠를 아세요?」 중에서

그런데 말이에요. 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꼭 장소인 것 같다니까요. 그 기분과 그 느낌이 종묘라는 생각이 들어요. 갈 수도 있고 머무를 수도 있고 볼 수도 있고 그래서 묘사할 수도 있는 곳.
--- p.89 「스노우」 중에서

시간은 자정을 지나 2시를 넘겼고 엄마의 방엔 엄마와 방과 내가 있었는데 엄마의 코 고는 소리도 작고 방도 작고 나의 울음소리도 작은, 모든 것이 작은, 그런 밤이었다. 아랫집 아저씨의 방화가 내가 그간 해온 오랜 고민을 해결했다는 게 어쩐지 허탈한, 그런 밤.
--- p.99 「별일은 없고요?」 중에서

양승미는 낡은 동네에서 밀려나고 서울에서도 밀려나 결국 멀리 떠나야 했는지도 몰랐다. 사는 게 어쩔 수 없어서, 정말 어쩔 도리가 없어서 중고나라에 가짜 판매글을 올린 건지도 몰랐다. 한강변에 있는 연석 명의의 아파트. 언젠가 그곳이 재건축된다면 거기 살던 사람들 중 누군가는 어디로 가게 될까. 어디로 가야 할까. 이런 생각들은 초고층 아파트 창밖으로 보이는 멋진 야경을 보며 다 잊게 되겠지. 잊고 살겠지.
--- p.184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 중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당신은 알았어? 이게 거기 있는 줄 알았던 거야?”
나는 서둘러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 아마 아내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았습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번에는 들고 있던 책을 가리키며 계속 이상한 소리만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게 여기에 적혀 있는 거지? 어떻게 우리도 모르는 이 스카프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쓰여 있어?”
--- p.213 「고요한 미래」 중에서

하룻밤 새 정치인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 사우나를 하는 정치인과 SNS에 악플을 쓰는 정치인과 봉사 활동을 하는 정치인과 천막에서 농성을 하는 정치인까지. 모든 정치인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환호성을 질러야 마땅하지만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는 않았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왔고(혼란을 피하기 위해 부연하자면 검은 머리 외국인은 나의 생물학적 오빠다) 소리쳤다.
아빠가 사라졌어!
--- pp.225~226 「무한의 섬」 중에서

이제 언니를 보내줘야 했다. 우리의 시공간이 어느 순간 완전히 분기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언니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하루의 스냅 사진들을 매달아놓은 끈이 끝에서 끝까지 걸려 있을 것이다. 그게 언니가 가진 세계였다. 언니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우리가 다시 같은 시간을 점유하며 살아갈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언니는 그 시간을 계속 살아갈 것이다.
--- p.309 「캐빈 방정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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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정용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우리가 도시라 부르는 것들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


당신의 도시는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을 펼치는 7인의 작가가 나의 일상, 나의 도시를 새롭게 감각한 이야기, 테마소설집 『시티 픽션』이 출간되었다. 일곱 편의 단편소설과 함께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실렸다. 작가들은 종묘, 광화문 교보문고, 울산 공중 관람차 등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균열을 써내려간다. 그 장소에 가본 사람만이 아는 느낌, 기분, 분위기는 7인의 상상력으로 조금씩 뒤틀리고 전복되며 우리가 아는 도시를 새롭게 채운다. 그들이 펼쳐낸 익숙한 도시의 낯선 풍경은 갑갑한 매일이 반복되어 마음까지 움츠러든 지금, 우리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당신의 도시는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익숙한 도시의 낯선 단면, 그곳에 포개어진 시티 픽션의 세계


『82년생 김지영』에서 일상 속 비극을 세밀하게 그려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조남주 작가는 『봄날아빠를 아세요?』에서 집값에 얽힌 역세권 아파트 주민들의 투명한 욕망을 드러낸다. 정용준 작가는 지진이 휩쓸고 간 서울, 무너진 종묘에서 피어나는 온기를 『스노우』에 담았다. 지나간 아름다운 순간을 상기시키는 정용준 작가의 소박한 문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일상의 작은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이주란 작가는 『별일은 없고요?』에서 오성역 근방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고통 이후 서서히 단단해지는 사람들의 시간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전작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에서 보다 나은 삶과 죽음을 고민한 조수경 작가는 이번에는 단편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에서 청년 세대의 부동산을 향한 욕망을 대림동 골목의 풍경과 대비시킨다. 임현 작가는 『고요한 미래』에서 불 꺼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두 사람의 기괴한 인연을 그려 궁금증을 자아낸다. 재치 가득한 문장으로 ‘낯선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의 강약을 조절하는 탁월함으로 서사의 긴장을 높인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에서 절묘한 소설적 위트의 매력을 보여준 정지돈 작가는 『무한의 섬』에서 전 세계의 ‘존재’들이 사라지는 강렬한 판타지를 밤섬을 배경으로 펼친다. 마지막으로 김초엽 작가는 『캐빈 방정식』에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자매의 사랑과 이해를 울산 공중 관람차의 캐빈 안에서 풀어낸다. 가슴 따뜻한 연대를 그린 SF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김초엽 작가의 저력을 이번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남주 『봄날아빠를 아세요?』
“알뜰하게 일군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 아닙니까?”
역세권 아파트의 가치를 둘러싼 주민들 사이의 미세한 균열


서영동 주민 커뮤니티에 어느 날 닉네임 ‘봄날아빠’의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온다. ‘봄날아빠’는 서영동의 장점을 나열하며 부동산 가격이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게시글에 남겨진 단서를 서로에게 대입하며 은근하게 ‘봄날아빠’가 누구인지 추려내기 시작한다. 『봄날아빠를 아세요?』에는 아파트 가격에 얽힌 주민들의 관계 지형이 드러난다. 집값뿐 아니라 아이들의 성적, 직업, 학력 등에 따라 서로를 구분 짓는 인물들과 그들이 느끼는 열등감은 지금의 한국 사회를 빼다 박아놓은 듯 사실적이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솔직한 고민과 투명한 욕망을 조남주 작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정용준 『스노우』
“신성하고 경건했던 왕들의 안식처는 흔들렸다. 무너졌다. 그리고 불타고 말았다.”
서울 대지진으로 종묘가 불탄 지 1년, 폐허에서 피어나는 온기


종묘해설사로 근무하는 이도는 서울 지진으로 불타버린 종묘를 복구해달라며 호소하지만, 모든 곳이 ‘공사 중’인 서울에서 문화재의 복원은 생존의 문제 앞에 요원하다. 슬픔에 잠긴 이도에게 종묘의 야간 경비원 서유성은 말한다. “전 믿으려고요. 모두 슬퍼하고 있다고. 애쓰고 있다고.” 역사의 쓸모를 이야기하는 이도와 서유성의 대화에서 우리는 장소뿐 아니라 장소에 깃든 이야기까지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다정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을린 정전 한가운데 나타난 길고양이 ‘스노우’는 그들에게 돌봄을 받는 존재이면서도, 또한 폐허가 된 자리에 온기를 피워내며 지나간 고통의 시간을 따스하게 되짚게 한다.

이주란 『별일은 없고요?』
“모든 것이 작은, 그런 밤이었다.”
작은 다정함으로 조금씩 단단해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일상이 서서히 무너져내리던 수연은 아랫집에 불이 난 것을 계기로 사직서를 내고 엄마가 홀로 살고 있는 오성역 근방의 소도시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수연과 엄마, K는 때때로 아직 아물지 않은 고통을 되새기지만, 새로운 일상에 녹아들며 조금씩 자신을 회복한다. 이주란 작가는 고통 이후의 삶이 어떻게 단단해지는지를 담담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동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오랜 친구와 동네를 산책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소소한 매일. 별다를 것 없이 따스한 작은 도시는 그래서 태연하고 쓸쓸하며 명랑하지만 애틋하다.

조수경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
“저축하면 뭐합니까? 그동안 집값은 또 무섭게 오르는데?”
서울 중심가 30평대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청년 세대의 꿈


의진은 부동산 유튜버의 리딩을 따라 아파트 갭투자를 시작하면서 IT회사를 그만두고 대림동의 직업소개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상품권 거래 사기로 얽히게 된 양승미의 흔적을 좇던 의진은 그녀의 비루한 삶의 자취 앞에서 자신의 삶은 다를 것이라 여긴다. 조수경 작가는 서울 중심의 30평대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해 직장과 연애마저 수단으로 여기게 된 청년의 현재를 특유의 절제된 묘사와 강렬한 이미지로 예민하게 짚어낸다. 독자들은 밀려나고 또 밀려나며 끊임없이 다른 이의 부와 생을 대체하는 서울의 사람들을 소설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임현 『고요한 미래』
“여보, 아무래도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광화문 교보문고에 내가 쓴 소설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소설가인 ‘나’는 신축 임대아파트로 이사한 후 불규칙한 불면과 기면에 시달리고, 몹시도 익숙한 물건들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 돌연한 기시감을 소재로 소설을 쓰는데, 어느 날, 소설 속의 인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임현 작가는 바로 다음 문장을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스토리를 전개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치 평행우주처럼 동일한 물건이 두 공간에 등장하고,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건이 연속되며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독자들은 과장과 유머, 의아함과 섬뜩함이 뒤섞인 『고요한 미래』를 읽으며 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마음껏 추측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지돈 『무한의 섬』
“하룻밤 새 정치인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정지돈식 위트로 버무려진 무한한 허구의 세계


정치인 아빠를 둔 열여섯 살 디아나는 아빠의 소형 보트를 훔쳐 타고 밤섬을 오가다 ‘존재’를 만난다. 존재와의 접촉 이후 디아나와 친구 ‘참치’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감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뒤, 전 세계의 정치인이 사라져버린다. “아빠, 그러니까 정치는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무한의 섬』은 허를 찌르는 풍자와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민트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무한 복제되는 밤섬에서 디아나는 고요를, 존재를, 참치를, 그리고 지구 상에 존재하는 마지막 인간으로서의 질문을 마주한다. 지구에 찾아온 혼란과 압도적인 진공을 묘사하는 작가의 태연한 솜씨는 무한한 허구의 세계로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

김초엽 『캐빈 방정식』
“너도 짐작했지? 내 계산은 정확해.”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자매, 그들을 잇는 따스한 시간의 거품


물리학자 현화는 교통사고로 다른 사람들보다 느린 속도로 시간을 살아가는 ‘시간지각 지연 증후군’에 걸린다. 고통스러운 치료에서 도망친 뒤 오랜만에 동생 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현화는 공중 관람차의 조사를 부탁하고, 둘은 함께 관람차에 오른다. 현지는 관람차에 올라타기 전까지 다시는 동일해질 수 없는 언니와 자신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낀다. 그러나 ‘주머니 우주’를 발견하는 순간, 마침내 평행한 둘의 시간을 이해한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자매의 어긋난 틈새는 사랑과 이해로 메워지며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조남주 『봄날아빠를 아세요?』
세상에게 좋은 연민을 갖게 만드는 소설이 좋다. 일말의 열패감을 느끼게 할지라도.
- 엄지혜(작가, [월간 채널예스] 기자)

정용준 『스노우』
『스노우』는 눈으로 만든 집의 지극한 아름다움과 따듯함을 떠올리게 하는 황홀한 단편이다.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곳을, 그는 글로 남겼고―우리는 본다. 아니, 그곳에 있다.
- 김봉곤(소설가)

이주란 『별일은 없고요?』
누군가 죽어나간 집에서도 누군가는 레몬 향을 풍기며 살아간다는 비의. 태연하고 쓸쓸하며 명랑하지만 애틋하다.
- 편혜영(소설가)

조수경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
“전망 좋은 아파트”가 아득한 꿈일 수밖에 없는 서울 시민이기에, 나 또한 불안하고 외롭기에 주인공 의진이 고스란히 다가왔다.
- 최희서(배우)

임현 『고요한 미래』
성층에서 심해로 수직 낙하하듯 임현의 소설에 빠져들게 된다. 차가운 적요의 시공간으로.
- 박민정(소설가)

정지돈 『무한의 섬』
『무한의 섬』이 단편이라서 섭섭하다는 생각을 하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무한의 섬』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데다가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소설이다.
- 오한기(소설가)

김초엽 『캐빈 방정식』
비로소 같은 속도로 허공을 가르며 회전하는 자매의 모습을 소설이 다 끝난 다음에도 오랫동안 마음에 그려보았다.
- 차경희(서점 ‘고요서사’ 대표)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시티 픽션,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욕망의 크기와 고통의 크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깡산 | 2020.07.15 | 추천20 | 댓글24 리뷰제목
1. 조남주 - 「봄날아빠를 아세요?」  서울에서 한번도 살아본 적 없고, 서울에 잘 가지도 않는 나는 서울에 대한 이야기가 신기하다. 얼마 전에 서울의 '은마아파트'를 지나쳐가면서 평범해보이는 아파트지만 위치 때문에 무척 비싸겠다고 예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에 검색해본 실거래 가격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조남주 소설가의 「봄날아빠를 아세요?」는 서울의;
리뷰제목

1. 조남주 - 「봄날아빠를 아세요?」


  서울에서 한번도 살아본 적 없고, 서울에 잘 가지도 않는 나는 서울에 대한 이야기가 신기하다. 얼마 전에 서울의 '은마아파트'를 지나쳐가면서 평범해보이는 아파트지만 위치 때문에 무척 비싸겠다고 예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에 검색해본 실거래 가격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조남주 소설가의 「봄날아빠를 아세요?」는 서울의 비교적 부유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인데, 내가 부동산이나 자녀 사교육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조남주 소설가께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잘 풀어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던 게 아닐까 싶다. 


  용근은 여전히 서영동에 산다. 여름에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사람들이 집을 보러 왔다. 일주일에 오천씩 호가를 올렸다. 한번은 거의 계약까지 갔는데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 계좌를 알려주지 않고 오천을 더 올렸다. ,…(중간생략)…, 아내는 욕심 그만 부리라는데 용근은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8월 말의 실거래 정보를 보면 지금 내놓은 가격에도 거래가 될 것 같다. 분명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인데 내 것이었던 것 같다. 빼앗긴 것 같다. (본문 43쪽)


  도시인의 욕망과 자연과 가까이 사는 사람들의 욕망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서 좋은 것들을 누리며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서울의 어느 동네에 자기 집을 한 채 마련하는 게 꿈인데, 자기가 그토록 들어가고자 했던 방의 문을 두드렸을 때 그 안에서 보게 되는 것, 듣게 되는 답은 무엇일까. 조남주 소설가의 「봄날아빠를 아세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간접적으로 제시해주는 듯했다. 그 안에는 누군가가 원했던 꿈의 실체보다 더 화려하고, 더 좋아보이는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더 큰 꿈을 품게 만들 것이다. 


2. 정용준 - 「스노우」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1995년, 서울에 강도 6.5의 지진이 일어나서 서울이 쑥대밭이 되고 종묘도 불탔다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정용준 소설가는 써냈다. 종묘는 임진왜란 당시 소실된 적이 있다고 하지만 후에 중건하였고, 시간이 흘러 증축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됐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이도'는 종묘가 불타서 사라졌는데 복구 작업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사무원들은 서류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어서 불만에 가득 찬 인물이다.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이 전통을 등한시하는 모습에 치를 떤다. 그는 종묘에서 일하면서 진심으로 종묘를 아낀다. 


  서유성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평소보다 더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영혼'이라고 말했다. 이도는 그 말이 간지러워 농담으로 희석시키고 싶었지만 서유성의 음성에 실린 감정이 너무 진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본문 79쪽)


   영혼은 만질 수 없고 평소에 잘 볼 수가 없어서 공허한 것이다. 실체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 영혼. 어쩌면 전통이란 말 속엔 조상들의 영혼도 내포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말로는 모두들 중요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중요하게 여기기 쉽지 않다. 그래서 영혼이 깃들었다고 믿는 문화재를 잘 보존해야 한다. 눈에 보일수록 중요하게 여길 수 있으니까. 없는 걸 두고 있다고 여기면서 자긍심에 찬 모습은 내가 상상해봐도 허무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사람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3. 이주란 - 「별일은 없고요?」


  제가 좀 재미가 없죠. 

  어떤 스님이 그러시는데 재미없게 사는 게 최고라고 하던데요. 

  진짜 그럴까요. (본문 134-135쪽)


  이주란 소설가의 「별일은 없고요?」가 전반적으로 별다른, 호들갑스러운 사건이 없고 잔잔하게 흘러가서 자칫하면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소설이다. 서울에 살던 수연은 아랫집에 불이 난 뒤로 어쩐지 무서워져서 엄마가 혼자 사는 원룸으로 가게 된다. 화재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고 수연에겐 뭔가 다른 문제가 있어서 엄마에게 갔을 것이다. 그런데 수연이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잊기 위해서, 차분해지기 위해서 속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은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잔잔한 이야기로 읽게 된다. 그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었던 걸까. 


  수연이 흘러들어간 곳엔 죄다 착한 사람들 뿐이다. 그래서 뭔가 비현실적이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 친절한 사람들,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지 않는 사람들. 세상살이가 얼마나 각박한지 우리는 조금만 나이를 먹어도 체감하게 된다. 그러니, 엄마가 사는 원룸이 있는 마을이 더욱더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수연은 그 마을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상당히 치료 받았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잔잔하고 착하고 예쁘다. 


4. 조수경 -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중」


  서울이 정말 이런 곳인가, 하고 묻게 될 정도로 마음이 아려오는 소설이지만 도시인의 공허한 마음을 이 소설이야말로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나'는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를 싫어한다. 누군가는 별다른 불만없이 살고 있거나, 오히려 만족하면서 살고 있을 동네일텐데. 주인공은 유튜브를 통해서 부동산 강의를 열심히 듣는데, 최종적으로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사들여서 그걸 되팔아 많은 돈을 만지고 싶은 야망에 부풀었다. 그녀가 만나는 '연석'이란 이름의 남자친구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단다. 


  연석과의 결혼을 생각한 건 그 무렵이었다. 이제는 오랜 세월을 함께 산 부부처럼 감정이 밋밋해졌지만, 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점이 별로 없는 사람, 확실한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 그와 헤어지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는 분명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가 포함돼 있었다. (본문 157쪽)


  현실은 로맨스 소설과 많이 다르다. 사랑만가지고 영영 행복하게 살았다는 건 거짓에 가깝다.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속물인 걸까. 사랑도 있지만 돈도 있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만 보고 연석과 결혼하려 든다면 주인공은 속물이 분명하지만 그게 부차적인 이유라면 함부로 그녀를 헐뜯을 수 없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치를 떠는 동네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고, 벗어나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꿈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주인공은 꿈을 가지고 버티면서 사는 게 참으로 버겁다. 


  언제나 틈은 존재하는 법이었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면 이 박사는 틈새를 찾아 회원들에게 알려주었다. 이 박사가 언근한 지역으로 회원들이 몰렸고, 사람이 몰리면 어김없이 집값이 올랐다. 카페에서는 이 박사 덕분에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화처럼 떠돌았다. 이 박사가 꿈과 불안을 동시에 팔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세상에 불안을 이길 수 있는 건 없었다. (본문 167-168쪽)


5. 김초엽 - 「캐빈 방정식」


  김초엽 소설가는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2017년에 두 단편소설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한 바 있다. SF소설계의 샛별처럼, 혜성처럼 등장한 그녀. 고백하자면 그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좋아하는 소설가께서 추천한 책이라 냉큼 도전했다가 대차게 나가떨어져버린 기억이 있다. 그녀의 글이 나빠서가 아니었고 SF소설이 내게 별로 맞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캐빈 방정식」은 얘기가 다르다. 다소 부정적이고 삐딱한 내가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고 있었다. 


  '나'의 언니인 '유현화'는 장래가 촉망되는 과학도였는데 하루 아침에 사고를 당하고 병을 얻게 되었다. 병명은 '시간지각지연증후군'. 참으로 생소하지 않나. 소설속 현실에서만 있는, 그러니까 가상의 이야기이겠지만 읽는 동안 진짜로 그런 병이 있나, 의문이 들 정도로 빠져들게 된다. 시간지각지연증후군에 걸린 유현화 박사는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간의 속도를 체감하면서 살아가야 했다. 무슨 이야기냐면 소설 속에 친절하게 나와 있다. 


  시간은 인간의 뇌를 통해 해석된다. 어떤 사람의 하루가 어떤 사람의 반나절처럼 흘러간다. 우리가 보는 것이 같은 빨간색일까 묻는 사람들은 있어도 우리가 느끼는 1초가 같은 1초일까 묻는 이들은 없다. 똑딱, 초침이 넘어갈 때 방 안의 사람들은 같은 1초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두 다른 내적 시계로 셈을 하고 있다. (본문 278-279쪽)


  언니의 내적 시계는 망가졌다. 이제부터 언니의 뇌 속에서 하루 스물네 시간은 한 시간을, 때로는 10분을 끝도 없이 늘려 놓은 것처럼 흘러갈 것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그 외의 감각과 신체기능은 모두 정상이지만 의미가 없다. 시간 감각이 완전히 왜곡되어 있으니 외부 세계와의 소통은 불가능하다……. (본문 279쪽)


  아픈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이 단순하면서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컸다. 사람들은 불안증세나 우울증을 심하게 앓는 사람에게 바깥에 나가서 활동적으로 지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바쁘게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거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흔하게 쓴다. 정말 그럴까. 내가 겪어본 바로 시간은 약이 아니다. 좋아지는 게 아니라 고통에 익숙해진 체로 살아갈 뿐이다. 「사바하」라는 영화에서 티벳 승려가 인간의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는 대사를 남기는데 나는 그 말이 참 인상깊었다. 그러니까 고통은 없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모습을 달리할 뿐이지. 이전의 고통이 없어지고 다른 고통이 생기든지, 이전의 고통은 그대로 있는데 내가 거기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버티면서 살아나가는 거다. 모르는 사람은 아픈 사람이 어떤 시간을 체감하고 사는지 전혀 모른다. 완전한 이해는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있나 보다. 사실 소설에서 그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가 있을까. 서로 사랑하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김초엽 소설가의 이 소설은 문학상을 받을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해버리면 부정타는 거 아닐까 싶어서 조심스럽지만.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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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살고 있나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garnet1229 | 2020.07.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전 지금 엄마랑 아들 딸과 우주의 미세먼지들과 낡은 아파트에 어울렁더울렁 복잡단순하게 살고 있어요.각자 자기의 우주를 발전 또는 소멸시키는 중이고 가끔 소통을 위해 서로의 우주를 열어 보이지만, 글쎄? 상대의 블랙홀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진 모르겠어요.아!!!제 마음요?? 글쎄 어딘가 살긴 하는데 제 마음이 어디에 어느 시점에 살고 있는지 헷갈려요.이 세계의 우주가 닫히;
리뷰제목

전 지금 엄마랑 아들 딸과 우주의 미세먼지들과 낡은 아파트에 어울렁더울렁 복잡단순하게 살고 있어요.
각자 자기의 우주를 발전 또는 소멸시키는 중이고 가끔 소통을 위해 서로의 우주를 열어 보이지만, 글쎄? 상대의 블랙홀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진 모르겠어요.
아!!!
제 마음요?? 글쎄 어딘가 살긴 하는데 제 마음이 어디에 어느 시점에 살고 있는지 헷갈려요.
이 세계의 우주가 닫히면 다른 세계가 열릴텐데 그 때 내 혼은 어떤 삶을 살지 궁금해요.
이만하죠 내 이야기는... 재미도 감동도 센스도 없으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책을 읽으며 궁금해졌다
물리적 공간이든 정신적 공간이든.
그게 무엇이든 조금 더 상대에게 관심이 생긴달까!

핫한 작가들의 짧은 도시이야기는 이상하고 현실적이며 재밌었다.
단편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단편의 매력을 쬐큼 더 느낄수 있었다.

7편중
임현작가의 <#고요한미래>와 정지돈 작가이 <#무한의섬>, 정용준작가의 <#스노우>를인상깊게 봤다.

-고요한 미래는
평일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깜깜한 서점에 갇힌다.세상에!! 휴대폰도 가방도 없다. 출구를 찾으려고 더듬거리다 만진건! 사람이다!
작가인 그는 불면증에 시달린다. 세상 편해야하는 공간인 집에서 잠들지 못한다.
아마 그 곳이 작업실이기도 해서겠지.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우리집은 방이 2개 였다.
엄마 아빠 남동생이 한방에 내가 다른 방에 살았다.
그때부터 약간의 불면증이 있었다.
내가 자려고하면 책상에 내가 미처 못한 공부를 대신 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았고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면 문제들이 까맣게 날 덮는 것 같아서 쉬이 잠들지 못하고 자다 새벽에 일어나 무엇인가를 했다.

아마 작가들도 집에서 작입하다보면 잠들지 못하고 자신의 주인공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달라고 쫓아다니지 않을까?

7편의 이야기가 모두 재밌으니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싶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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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픽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국화 | 2020.07.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티 픽션-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조남주, 정용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등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7인의 작가가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을새롭게 감각한 테마 소설집 <시티픽션-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을 읽었다. 우리가 늘 접하는 도시에 작가의 시선과 설정이 더해져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고, 사실적인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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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픽션-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조남주, 정용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7인의 작가가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을

새롭게 감각한 테마 소설집 시티픽션-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을 읽었다.

 

우리가 늘 접하는 도시에 작가의 시선과 설정이 더해져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고, 사실적인 묘사에 소름이 끼치도록 놀랍기도 하며, 때론 엉뚱한 상상력이 가미되어 분명 잘 아는 동네가 맞는데 낯선 단면들이 튀어나와 어느새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놓기도 한다.

 

제목은 시티 픽션이지만 논픽션같은 소설은 우리 삶의 초상이기도 하다.

 

7편의 단편소설에는 집값, 아이들의 성적, 부모의 직업과 학력 등에 따라 서로를 구분 지으며 살아가는 역세권 아파트 주민부터 유튜버의 조언에 따라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아파트 갭 투자를 하고 서울의 30평대 아파트를 목표로 세운 청년, 신축 임대아파트로 이사한 후 불규칙한 불면과 기면에 시달리는 소설가 등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책에 실린 7편의 소설 모두 재미있게 읽었지만

조남주 작가님의 봄날아빠를 아세요?’와 정용준 작가님의 스노우가 특히 좋았다.

--

조남주 봄날아빠를 아세요 

인터넷 카페 서사사’ (‘서영동 사는 사람들의 줄임말로 서영동 지역 친목 카페)

재산권 수호, 평생 성실하게 일군 자산의 가치를 수호하자는 요지의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고여기도 강남 못지않은 가치를 받을 수 있다며, 아파트 방향으로 지하철 출입구를 내자며 집집마다 방문하여 서명을 받거나 사비를 들여 현수막을 만들고, 공공도서관과 공원 건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봄날아빠를 볼 수 있다. 그는 결국 우리의 모습이다.

이 소설은 요즘 핫한 이슈인 아파트 값 상승과 관련된 사람들의 욕망과 고민 등을 사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정용준 스노우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가 강진으로 화재가 나 폐허가 됐다는 설정.

불타 버린 종묘를 배경으로 특정 장소에 깃든 이야기의 소중함과 더불어 길고양이와 관계를 통해 폐허에서도 생명의 온기를 찾는 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주란 별일은 없고요 

한 소도시에서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삶이 고통을 당한 이후 어떻게 단단해질 수 있는지, 번아웃 된 심신을 지방의 소박한 공간에서 회복하는 이야기다.

 

조수경 오후 5, 한강은 불꽃놀이 중

서울의 30평대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해 직장과 연애도 수단으로 삼는 청년세대의 현실과 욕망과 집념을 강렬하고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임현 고요한 미래

소설 속 인물이 눈앞에 나타나는 등 예측하기 힘든 상황 전개를 보여주며 긴장감 있는 글을 읽을 수 있었다.

 

정지돈 무한의 섬

한강의 밤섬을 배경으로 하룻밤 새정치인이 모두 사라진 허구의 세계를 상상력과 풍자가 있는 소설이다.

 

김초엽 캐빈 방정식

공중 관람차를 배경으로 서로 다는 시간을 살아가는 자매의 어긋난 틈새가 결국은 사랑과 이해로 메워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사랑스런 이야기다.

책의 뒷부분엔 작가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곳에 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가장 오래 살았거나 기억에 남는 동네는 어디인지

지금 사는 곳에 만족하는지, 이사를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등에 대한

작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에 대한 단상에서부터 소설로 얘기하고자 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좋아하는 작가들이 써내려간 도시라는 테마로 그려진 다양한 장르의 단편소설을 읽는 것도 좋았고 작품을 읽고 작가의 변을 대조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조남주 #봄날아빠를아세요?

#정용준 #스노우

#이주란 #별일은없고요 

#조수경 #오후5시한강은불꽃놀이중

#임현 #고요한미래

#정지돈 #무한의섬

#김초엽 #캐빈방정식

#한겨레출판 #아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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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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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내가 사는 곳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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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 2020.07.11
구매 평점5점
일곱 가지 스타일의 도시 이야기를 한꺼번에 맛보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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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b | 2020.07.07
구매 평점5점
라인업 실화...? 이건 그냥 소장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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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모험 | 20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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