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사랑의 덧없음. 윤슬처럼 빛나는 열정과 감정 들을 포착해 낸 문장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을 되짚어보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사랑의 선율을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연주해 낸 이 책은 누구에게든, 어느 순간이든 건네기 적절한 선물이다.
가혹한 운명으로 사랑하는 페드로와 결혼할 수 없는 티타.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요리에 사랑, 열망, 슬픔 등 모든 감정을 담아내는 놀라운 재능을 지니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현대 작가 에스키벨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독자에게 달콤 쌉싸름한 감동을 선사한다.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을 말해 준다!
한여름 갑자기 쏟아붓는 소나기처럼 찾아오는 사랑이 있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때로는 운명마저 잊은 채 우리는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 이디스 워튼의 『여름』이 그려 내는 그 속수무책의 풍경이 쓸쓸하고 아름다워 잊히지 않는다. 여름이 지나가듯 언젠가 사랑 또한 소멸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존재는 아마도 이전과 달라진 우리 자신이리라.
'사랑시'의 대명사 원태연 시인이 18년 만에 낸 첫 필사 시집이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을 선물받는다면, 어떤 기분일까…내가 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테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하기에 무척 좋은 책이다. "당신 나에게 이런 사람이 되어주세요."
누구나 읽어야 할 소설은 아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소설도 아니다. 그러나 읽는다면 분명 누구나가 아닌, 누군가가 되게 하는 작품이다. 4000페이지, 120만 자, 문학사에 남은 가장 방대한 작품을 완독한 사람. 경이로운 체험에 늘 목말라 있는 친구에게 <잃시찾>(전13권)의 6권쯤을 선물한다면? 그에겐 한 권의 책을 넘어, 절대 눈돌릴 수 없는 버킷 리스트가 될 것이다.
풀꽃시인 나태주의 첫 필사 시집이다. 시인은 사람과 자연과 삶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그런 이유로 시인의 시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보내는 연서가 되기도 하고 친구에게 부모님에게 보내는 마음이기도 하다. 더구나 필사 시집인 까닭에 필사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선물하기 딱 좋다.
인간이 해치는 세계, 인간을 해치는 세계. 그 안의 쓰라림을 온전히 쓰라린 뒤에, 세계의 회복을 그리는 문학의 언어, 소설의 희망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작품을. 단 그가 소설 마니아라면 토카르추크의 작품을 건네는 건 겸연쩍은 뒷북일 수도. 그는 국내 번역된 그녀의 책을 모두 읽었을 테고, 다음 책이 하루빨리 번역되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시인은 "내게 없는 것"을 꺼내어 "네 품에 안겨 주는 것"처럼 사랑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한다. 어쩌면 일상은 매일의 크고 작은 실패와 슬픔이 일정량 들어차 있는 불투명한 컵 같다. 『백지에게』는 그런 불가능을 고백하면서 끝없이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 있다. '살아 있음' 그 자체가 빚어 내는 강인한 힘을 전한다.
조남주 소설집 <우리가 쓴 것>에 수록된 단편소설에는 모녀, 고부, 자매 등 다양한 관계의 여성 연대체가 나타난다. 이들의 연대는 우리들로 하여금 익숙한 갈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친화의 풍경에서 여성들을 바라보게 한다. 좋은 선물이 좋은 관계의 시작이 되는 것처럼 좋은 관계에 대한 경험 역시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