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사회』에서 『시험능력주의』까지, 김동춘 인터뷰
김동춘이 말하는 라떼는, 그리고 지금은
『전쟁과 사회』에서 『시험능력주의』까지
『전쟁과 사회』가 나온 지 2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팔리고 있고, 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과 사회』는 특별히 새로운 자료를 동원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사회의 통념과 금기를 깨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전쟁과 사회』를 쓰기 이전에도 교육과 불평등, 노동문제는 원래 제 연구 관심주제였는데, 과거사 관련 작업에 연루되느라 단지 늦어졌을 따름입니다. 한국의 교육문제와 노동문제를 연결해서 봐야 한다는 30년 전의 문제의식이 이번에 『시험능력주의』라는 책으로 나온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전쟁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일방적인 침략에서 시작했고, 다음 단계에는 우크라이나 방어가 NATO와 미국의 대리전이 되어 국제전이 되었고, 지금은 장기전, 전쟁범죄 등이 부각되는 국면입니다.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는 한반도와 유사한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특정 외세에 의존하려는 내부의 정치세력들의 각축이 심각했습니다. 특히 친러세력이 물러가고 친서방세력이 집권하면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이번의 침략이 감행된 것입니다.
20세기 대한민국, 21세기 대한민국
분단문제와 남북한 대결보다는 동시대의 지구적 정치경제 질서의 규정력, 미중패권 갈등 속의 한국의 입지가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미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금융자본주의의 압도적 규정을 받고 있습니다. 더구나 기후 위기, 저출생, 고령화 등은 한국사회에 더욱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불평등은 이 시대의 가장 심각한 질병입니다. 경제는 선진화되었으나 사회는 여전히 후진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성장주의의 극복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