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사와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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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오사와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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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마디

'관에서 민으로'라는 슬로건이 대표하듯 고이즈미 정권은 신자유주의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 결과 탈법적 수단까지 동원해 사회보험제도에서 도피하는 기업의 움직임은 가속화되었고, 사회보험은 오히려 사회적 배제의 장치로 전환되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일본은 '자살 대국'이 되었으며, 이런 현상은 남성 생계부양자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또한 빈곤이 청년층과 아동으로까지 확대되어 고착화되면서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大澤眞理
일본을 대표하는 젠더 연구자이자, 사회정책학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젠더 연구자로 연구 경력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학부 시절에는 근대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구빈법을 중심으로 한 영국의 사회정책에 관한 연구로 1987년 도쿄대 경제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사회정책 전문가로서 연구자의 길에 들어섰다. 현재는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로 있다. 2004년 연금 개혁을 위한 연금부회 회원을 역임하고, 1999년부터 시행된 〈남녀공동참획사회기본법〉 제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등 정책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실천도 활발히 전개해 왔다.

오사와 교수가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시작은 30대 초반에 배우기 시작한 요가 수업에서부터였다. 수업에서는 정확한 자세를 위해 몸에 딱 달라붙는 레오타드를 입도록 했는데, 오사와 교수는 이에 대한 자신의 심리적 저항감의 원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스스로의 신체를 직시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회피하려 했으며, 그러한 태도는 여성이 열등한 성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내면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공부는 물론이고 피아노에 운동까지, 시도했던 모든 것에서 인정받았던 자신은 성차별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성차별의 희생자인 동시에 성차별의 주체이기도 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오사와 교수는 젠더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젠더 연구를 시작한 초기부터 오사와 교수는 중요한 획을 긋는 연구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는 남성 노동자의 문제를 보편적인 것으로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특수한 것으로 지칭하는, 당시 일본 여성 노동 연구의 주류였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시각을 비판하는 논문이었다. 그 논문은 ‘보편’ 또는 ‘전형’으로 명명되던 남성 노동자의 상황이 사실은 “신체 건강한 남성 청장년층”의 상황으로 성인 남성 중에서도 (노년기가 제외된) 특정 단계에 있는, 일부 사람들의 상황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 자체가 ‘특수’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1993년 저서 『회사인간사회의 성 會社人間社會を越えて』(時事通信社)(번역본은 『회사인간사회의 성』, 1995, 나남)은 젠더분석의 관점에서 일본의 사회정책과 노동시장을 분석한 예리한 저작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0년 초반까지 오사와 교수는 사회정책연구 외에 일본 사회 및 노동시장 구조의 본질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지점으로서의 파트타임 노동에 관한 분석에 집중한다. 특히 1993년부터 1994년에 걸쳐 동경대 사회과학연구소의 닛타 미치오 교수와 벌인 일본의 파트타임 노동의 본질을 둘러싼 논쟁은 매우 유명하다. 이 논쟁에서 오사와 교수는 파트타임 노동이 노동시간의 길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호칭에 의해 기업 내 지위와 처우가 결정되는 ‘신분 노동’이라고 주장했다. 닛타 교수는 주부 파트타임 노동자는 ‘전형적 노동자’가 아니고, ‘사회보장제도의 무임승차자’라며 오사와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지만, 오사와 교수는 무엇이 전형이며, 누구의 전형인가에 관한 이론적 반론을 펼쳤다. 1990년대 후반에는 파트타임 노동자의 처우에 관한 해석을 둘러싸고 미즈마치 유이지로 교수의 ‘구속성’ 논의에 대해 반론을 전개하는 등, 일본의 파트타임 노동의 특성이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남성 생계부양자의 피부양자 배우자 자리로 국한시키는 사회정책에 의해 구성되는 것임을 밝히는 수많은 저작을 산출했다.

주요 저서로는 『영국사회정책사 : 구빈법과 복지국가 イギリス社會政策史救貧法と福祉國家』(1986, 東京大學出版會), 『기업 중심 사회를 넘어 : ‘젠더’로 읽는 현대 일본』(1993, 時事通信社), 『남녀공동참획사회를 만든다 男女共同參畵社會をつく』(2002, NHKブックス) 등이 있으며, 한국에는 『회사인간사회의 성』(1995, 나남)이 소개되어 있다. 최신작으로는 『생활 속의 협동 : 배제를 넘어 함께 사는 사회로 生活の協同 : 排除を超えてともに生きる社會へ』(2007, 日本評論社)이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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