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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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 김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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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천재, 김일두

김일두는 1978년에 태어났다. 네 살에 부산으로 이사를 간 이래 현재까지 그곳에 머물며 먹고 마시고 놀고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살고 있다. 10대 시절에는 남포동의 자갈치 시장과 국제 시장을 누비며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동시에 믿음을 갖고 기독학생회에 소속되어 신자의 삶을 살기도 했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시장 바닥의 거친 기운과 교회 공회당의 영성이 이후 그의 음악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나이 스물에 록 음악을 처음 접했다. 본인은 그때 접한 게 부동산이었으면 지금쯤 빌딩을 두 세 개 살 수 있었을 거라며 아쉬워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당대에 유행하던 그런지와 펑크 음악을 많이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듣는 것은 좋은 게 아니라는 곤조를 세게 갖고 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나서 밴드를 결성했다가 결국 해체한 것도 그렇게 속이 좁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이 서른을 맞이한다.

그 무렵 레너드 코헨과 자니 캐쉬 같이 뭔가 대단한 게 있어 보이는 형들을 만났다. 특히 자니 캐쉬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갖고 있어 보여 따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을 만큼 좋았다. 하지만 점차 드러나게 되지만, 사실 김일두 스스로도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목소리, 그의 억양, 그리고 그의 언어들. 어쿠스틱 기타 하나를 들고 1인칭으로 자신의 서정과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은 어쨌든 포크지만, 그 결 안에서 번번이 파장을 일으키는 야성은 펑크의 그것이다.

2011년 다른 싱어송라이터 하헌진과 함께 스플릿 앨범 [34:03]을 발표하고 이어 이듬해 EP [문제없어요]를 발표한다. 다른 노래도 모두 좋았지만 특히 EP의 타이틀곡 ‘문제없어요’는 희대의 발라드곡이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노래다. 그리고 2013년에는 1집 [곱고 맑은 영혼]을 발표한다. 2010년에 아는 사람만 알게 내놓았던 [난 어쩔 수 없는 천재에요]의 새로운 마스터링 버전과 그것을 다시 부르고 신곡을 더한 노래들이 함께 들어있는 독특한 구성의 앨범이었다. 이 앨범을 통해 그는 자신이 부산 중구의 천재라는 어쩔 수 없이 입증하게 됐다. (혹은 입증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2015년, 김일두는 두 번째 정규 앨범 [달과 별의 영혼]을 발표했다. 이제 나이 서른 여덟. 원하는 것은 좀 더 솔직해지는 것이고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두렵다. 어쨌든 지금은 앞으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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