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홍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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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홍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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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고결한 신앙을 유지해야 했기에 나의 일상은 늘 자책이었다. 생활이 나태해지면 나는 곧장 가방에 든 성경을 꺼냈다. 등하교 시간에 지하철에서 읽고,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벤치에서 읽고, 잠들기 전에 책상에서 형광펜으로 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다른 잡념이 들지 않도록 온정신을 성경에만 집중하였다. 가끔 학교에서 종교에 대한 논쟁을 벌일 때 그런 내용이 황당하지 않느냐는 반박을 들었지만 믿음의 차원은 그게 아니었다. 합리적인 타당성을 따지는 게 아니라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의심하지 않고 믿어야 하는 의지와 자기 환상이 중요했다. 그렇게 해야 아퍼슬(Apostles)에서 내가 존재할 수 있었다.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 과정 수료
- 근로자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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