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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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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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정
올해 25살. 욕정.
그녀는 오래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고 지금까지도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과거 우울증이란 것에 잠식되어, 사람을 멀리하고, 일도 하지 않았다.
부모에게는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부족한 딸, 친구에게도 떳떳하지 못 한 한심한 친구. 딱 그 정도의 삶을 살았고, 남들처럼 구구절절 거창한 능력과 과거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불면증 탓에 잠도 쉽게 이루지 못 하여 날이 갈수록 피폐해졌고, 스스로의 몸을 험하게 다루기도 했다. 쓸모도 없는 주제 살아서 삐걱거리는 몸뚱어리. 그 자체가 그녀에겐 악몽이었다.


그렇게 죽지 못 해 겨우 살아가는 도중, 우연히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눈앞에 놓인 공책을 펼쳤고 솔직한 내 감정, 내가 느끼는 고통을 자유로운 형태로 써내려갔다.
문창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도 실업계를 졸업하여 글과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일기를 써 본 적도 없던 그녀가 태어나 처음으로 글을 쓴 것이다.
글은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쓰면 쓸수록 욕심이 생기고, 무언가에 집중조차 못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유일하게 글을 쓸 땐,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딱딱하게 굳은 줄 알았던 심장도 다시금 느껴보니 고요히 요동을 치고 있었다.
글은 그녀에게 치유의 약이다. 글의 원동력이 되어 준 우울증을 더 이상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나의 숨통을 죄여오던 것이 어느새 그녀 삶의 공기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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