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유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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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유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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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몸의 상실은 어릴 때 앓은 귓병으로 오른쪽 청력 0퍼센트였다. 돌이켜보면 청력 상실은 삶에 여러 영향을 미쳤다. 소통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록했고, 이후 기록은 몸 기능의 일부로 작동했다. 최초의 기록은 1991년 쌍둥이 아들의 탄생으로 시작되었고, 부모님의 죽음 그리고 호스피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기록으로 이어졌다.

2007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죽음’과 ‘사후’를 통찰하며 ‘신’을 만나게 되었다. 박물관 학예사로서 2011년 아동 대상으로 ‘죽음과 삶을 생각’하는 생명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죽음의 연구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2019년 아버지의 쓸쓸한 죽음을 접하면서 죽음은 좀 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현대 많은 노인이 요양병원이나 병원에서 고립된 채 죽어간다는 것. 인간적인 생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생애 말 ‘돌봄’이 전인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와 국가공동체가 발 벗고 나서 고립 속에 방치된 채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체계적인 ‘돌봄’이 필요한 것인가, 나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일이라는 인식하에 나부터 나서야 했다. 그래서 2020년 11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21년 1월부터 호스피스병원에서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는 간병사로서 호스피스병원에서 체험한 바, 생애 말기 죽음을 앞둔 노인들에게 어떤 ‘돌봄’이 필요한가, 화두를 던지는 기록의 산물이다.

아무리 현대 의료가 발전하고 AI 인공지능 시대라 해도 한 인간의 존엄성은 불변하다. 인간은 착상되는 순간부터 임종에 이를 때까지 생명권을 지닌 유일무이한 존재다. 그래서 한 생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소중한 일개인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지닌 채 임종하는 길을 밝히기 위해 나의 ‘생명윤리학(생애 말과 임종)’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생명윤리학’ 박사과정 중.

저술로는 『괜찮아 엄마, 미안해하지 마』(2019년 출간 단행본), 〈통합예술프로그램을 통한 공간별 아동죽음교육 모델 방안〉(2016년 논문),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박물관에서의 죽음교육〉(『어린이와 박물관 연구』 제13호, 2017년) 등이 있다.
* https://connectlove.org/ 세상끝사랑 기록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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