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신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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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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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명을 만날 때마다 지은이는 심장이 쿵쾅쿵쾅 뜁니다. ‘이 동네는 왜 이런 이름으로 지어졌을까?’ 질문하게 되고 상상하게 되는 시간들. 그러다 가끔 해석한 것이 맞는지 틀린지 핸드폰에 찾아보고는 맞췄을 때의 그 희열감. 지은이는 이런 시간들을 어릴 때부터 가졌습니다. 새로운 지명을 만나서 상상하는 재미는 눈깔사탕보다도 더 달콤하고 솜사탕보다 더 부드러웠죠. 어릴 때 동네 사랑방 아랫목에 이불을 덮고 앉아 동네 어른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나 형누나들이 내주는 수수께끼는 그날 밤 화로 속 열기로 맛있게 쪄진 감자처럼 구수했었습니다. 덕분에 지은이는 초등 1학년 때부터 동네에서 유명한 이야기꾼으로 활약했답니다. 초봄, 햇살 잘 드는 담벼락에 옹기종기모여 햇볕을 쬐며 형들이 말합니다. “동명아. 어제 들은 ‘손오공’ 좀 들려주라.” 그러면 지은이는 형들 앞에 서서 어제 들은 라디오 드라마 ‘손오공’ 내용을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곤 했죠. “우랑바리나바롱 뿌따라까 빠야. 여의봉아 커져라.” 손오공이 악인을 물리치는 부분에서 읊는 주문이 지은이의 입에서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동네 형들이 좋아라 박수를 쳐주곤 하였답니다. 요즘 지은이는 옛날 어린 시절에 가졌던 이런 흥분과 재미에 푹 빠져 삽니다. 의정부 지명 이야기를 어린 시절처럼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관심을 가져주거든요. 그래서 지은이는 이런 상상과 흥분의 샘이 돼주는 의정부에 계속 살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퍼도 퍼도 마르지 않고 계속 샘솟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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