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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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저 :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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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은 부끄러움이 많아
늘 작은 공간으로 숨어 들어간다
서점의 불빛걸음이 느린 구석진 공간
더 낮게 앉아 시를 읽는다
시 안에 머무르는 그 시간,
시를 읽을 때는
작아져야 한다
그래야 큰 것들이 속으로 들어와
줄곧 스며들 수 있다
어느 해던가
입바른 소리로 동무를 잃고
세상의 눈이 달라 외면 받던 시인은
가슴에 차가운 얼음 꽃을 안고 산다고 했다
일부러 찾아와 머리를 낮춰야 보이는
시인들이 만든 세상엔
일부러 눈을 뜨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바가지로 담을 만큼의
지나간 세월이 한 움큼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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