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래연

이전

  저 : 래연
관심작가 알림신청
자기 스스로를 정의해 보라 한다면 부적응자 혹은 비적응자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바로 이런 사람이라서, 이런 사람에게 유독 잘 열리는 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나는 인형극 애호가가 되어있었다. 16살에는 랭보를 만났다. 수학여행 전날 우연히 집어든 랭보의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첫 구절에 눈물을 쏟고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대학원에서 랭보를 전공했다.

첫 유럽 여행 때 랭보의 도시 샤를르빌을 방문했다가, 여기가 세계 인형극 축제가 열리는 곳임을 알게 되면서 이후 10여 년간 6번에 걸쳐 이 축제를 보러 갔다. 거기에 거듭 가면서 어느덧 이 축제는, 본의 아니게 나만 숨겨 놓고 퍼먹는 꿀단지가 되어있었다. 그러다 지나던 길에 웬 기자를 마주쳐, 멀리에서 온 예외적인 관객으로서 현지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 축제로부터 나는, 관객으로 사는 행복을 발견했다. 어차피 모두가 주연이 될 수 없는 이 삶 속에서, 한발 물러나 오히려 행복한 관객으로 사는 법을 생각한다. 잘 때 꿈이 많은 편이라 따로 꿈 일기장을 마련하여 꿈 일기를 적는다.

저서로는 프랑스 피레네 지역에 머물 때의 경험을 쓴 『앙리 4세의 눈썹을 가진 고양이』와 독립출판 단상집 『비닐 우산을 일회용 우산이라고 쓰면 슬퍼진다』가 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henri4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ulfeena

래연의 대표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