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손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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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손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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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시절, 끝없는 연습으로 엉망이 된 장종훈의 손 사진을 보고 빙그레 이글스의 팬이 되었다. 2003년 5월 30일, 김병현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면서 그 팀의 팬으로 살고 있다. 하여 보스턴 레드삭스를 향한 나의 열정을 조지 루카스 감독이 [스타워즈]를 평한 것에 빗대서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그저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야구팀일 뿐이다. 키스와 같다. 키스는 애정과 달리 한순간의 쾌락이다. 하지만 그 쾌감이 20년 이상 지속된다면 그것은 최고의 키스이거나 낭만적인 사랑이다.” 지은 책으로는 『그림에 젖어』, 『당근케이크(공저)』, 『애인이랑 야구보기』가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중에 ‘성경이 있는 정물’이란 게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화가의 자화상이나 풍경화가 아니라서 그리 유명한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그저 스쳐봤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빈센트 반 고흐에 관련된 책을 읽었을 때 그 그림의 유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목사이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조용히 아버지의 방에 들어간 화가는 아버지가 내내 읽으셨던 성경을 그린 것이라고요.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장남의 회한과 슬픔이 그림 속에 스며 있는 걸 그제야 알게 되어 눈물이 터져 나오더군요. 당대에는 무명의 화가였지만 세월이 흘러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는 이에게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릴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그림과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짧은 에세이지만 가까운 가족부터 일면식도 없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그림의 힘을 빌려 제가 느꼈던 감동을 전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써 보았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속 성경 아래에는 에밀 졸라의 소설‘삶의 기쁨’이 놓여있습니다. 제 책을 읽은 누군가가 제 글을 통해 조그만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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