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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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서울의 봄, 나는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 광장에 앉아 선배들의 시국 관련 연설을 듣고 있었다. 그해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졸업 후 여론조사기관에 취업했다. 나중엔 사회여론 전문가가 아니라 마케팅 컨설턴트가 되긴 했지만, 사람들(국민,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해석한다는 점은 마찬가지였다. 처음 20년 간은 메로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신제품 개발부터 삼성전자의 신사업 전략수립, 현대차의 해외시장 진출 컨설팅 등 다양한 주제로 소비자와 글로벌 트랜드에 기반한 민간부문의 전략적 성장에 일조했다. 이어서 10년 간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그때는 이렇게 제주로 와서 책을 쓰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국립박물관 기획전시 자문부터 지자체의 여러가지 사업평가, 그리고 정부정책 연구용역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공공부문의 발전을 위해 일해왔다. 지금은, ‘전략과소통연구소장’이란 명함의 프리랜서로 작가(평론가)의 길에 막 들어섰다. 지난 1998년 한국의 IMF 시기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다시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시국에 제주로 이주해서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위기와 인연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