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권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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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권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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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움켜쥔 문장들은 그때의 기분이었다. 기분이 기억의 형태로 굳어지면 시가 된다. 내가 아직 말하지 못한 미지의 기분들은 알려지지 않은 나의 약력이 될 것이다. 쓰는 만큼 지워진다. 지워지면 투명해진다. 나는 그쪽으로 가고 있다. 서울시인협회가 발행하는 시 전문지 《월간시》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한 이후로 꽤 무용하게 살았다. 누군가가 뛰어갈 때 나는 앉아 있거나 먼 데를 바라보고 있기도 했다. 앞서 간다는 느낌이 없이도 삶은 흘러가고 어느새 자리를 옮겨 앉기도 했다. 나는 무용함을 나누는 일을 좋아한다. 어떤 말은 그럴 때 힘이 있고 아름답기도 하다.

시집 『사라지는 윤곽들』을 썼다. 시와 시 사이에 길고도 짧은 산문을 썼다. 나에게 하려던 말을 누군가에게 건넬 때, 우리는 조금 더 친밀해진다. 흩어져 있던 글들을 모았더니 어쩐지 따뜻했다. 이것을 어떤 마음이라고 부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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