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권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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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권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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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남반구에 잠깐 산 적이 있다. 트렁크 하나와 모험심만 가지고 호주의 시골로 향했다. 그곳 사람들은 해가 뜨지 않은 컴컴한 새벽에 차를 타고 농장으로 출근했다. 좁고 낡은 자동차 뒷자리, 양옆에는 며칠 전에 만난 모르는 얼굴들이 앉아 있었다. 고개를 젖혀 뒷유리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남반구의 별자리는 북반구와 달랐다. 은하수가 시리도록 차갑게 흘렀다. 그때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한 이방인이 낯선 밤 속을 배회하는 이야기였다. 그곳은 영원히 해가 뜨지 않는 땅. 태양이 뜨기를 바란다면 새벽으로 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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