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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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이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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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방치된 자전거를 치운다고 끌고 나간 것이 인연이 되어 이십 년 동안 안장 위에서 내리지 못하고 미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미친놈이 미친 짓인 줄 모르고 하듯이 자전거 타고 다녔던 길 위에 흘렸던 숨소리를 글자로 표현하고자 이런 미친 짓을 하나 더 하고 있습니다.

미친놈이 되려면 미친 짓을 해야 하고
미친 짓을 하려면 생각이 먼저 미쳐 있어야 했습니다.
생각이 미치려면 가슴이 따뜻해야 하고
가슴이 따뜻하려면
자기의 가슴을 내어놓아야 했습니다.

가슴을 내어놓으려면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빈 가슴이어야 했고
그 빈 가슴만이
미친 짓을 할 수 있는
씨앗이 자라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씨앗을 심었다고 움트기를 기다려서도 안 됩니다.
가슴속에 담겨 있다는 것으로도
반은 미쳐 있는 놈이 되어
언제나 미칠 수 있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런 미친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자로 표현하는 숨소리도 나름대로 격이 있다고 해서
만리장성을 자전거로 넘었던 미친 짓을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숨소리를
“글로” 표현하여 넘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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