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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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조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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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명예교수

1981년부터 전주대학교 영문학과에서 현대드라마를 주로 강의했다. 희곡을 공부하고 강의하다 유학을 떠났다. 한국과 달리 영화가 종종 교재로 사용되는 점이 의아하기도 새롭기도 했다. 캠퍼스에 고전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곳과 아트 포르노라는 장르의 영화를 상영하는 별개의 극장도 있었다. 게다가 그곳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읽어야 할 책 목록과 나란히 올라와 있는 점이 수상하고 놀라웠다. 지난 세기 80년대 중반 하와이 대학에서의 일이다.

책에서 읽던 삶과 세상을 스크린에서 보며 영화에 빠졌다. 영화학도로서 전문성을 갖춘 영화보기가 아니라 문학작품으로서 드라마를 분석하듯 영화의 텍스트에 치우친 영화보기였다. 영화 속에서도 세상과 인생이, 삶의 메타포가 생생했다. 이때 곁눈질을 했던 결과물이 『영화읽기』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영화읽기’에 빠져있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다시 보며 그때와 전혀 다른 해석과 느낌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새 영화를 보며 옛 영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2시간 남짓 응축된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삶을 반추하기도, 사소한 지혜를 새삼 떠올리며 겸허해지기도 한다. 가끔씩은 스크린 바깥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확장되기도, 깊어지기도 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영화를 보며 비평가의 환호를 받은 영화도 그저 그렇다는 평을 받은 영화도 나름대로 담아내고 싶은 메시지로 가득함을 알게 되었다.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백이다. 뻔하게 드러내 보였든 꼭꼭 숨겨놓았든 사랑스러운 눈길로 품으면 삶을 향한 귀한 깨우침이 보이고 세상을 향한 외침이 들린다. 영화 속 삶의 미덕, 빗나간 열정과 욕심, 일그러진 세상을 보며 마음의 자세를 고쳐,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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