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재언

이전

  저 : 재언
관심작가 알림신청
묻는다면,
나는 이른 새벽 도시의 경계를 흐트러 놓는 안개입니다
고개를 빳빳이 세운 설익은 소년의 벼이며
걸려 넘어질 발목이 없는 바람입니다
비와 눈물로 자라난 나무들에
발길이 닿지 않아 무성해진 숲입니다
당신은 나를 나무라고 부르더군요
뿌리가 깊게 박혀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제 몸을 베어 굴러갈 겁니다
흩어진 잎과 열매가 닿는 곳마다 제가 있으니
저를 숲이라고 부르는 게 맞지 않을까요

재언의 대표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