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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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김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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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진의 작업은 본질적으로 회화적이다. 단순히 작가가 2차원적 평면을 작품 활동의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 아니다. 회화 매체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투영되는 그의 그림은 재현 행위의 의미, 재현 대상과 응시 주체와 같은 묵직한 미학적 논의를 담는다. 그것은 감상자와의 거리에 따라 구상으로도 또는 추상으로도 읽힌다. 보이는 대상이 아니라 보는 것 그 자체가 회화의 주제라고 선언한 모더니즘의 전통에 동시대성이 덧씌워졌다. 캔버스에 기록된 (작가의) 시각 감각과 그림을 보는 감상자의 시지각이 교차하거나 겹치거나 또는 평행하면서, 이미지의 가상적 중첩이 발생한다.

김덕진의 회화는 다양한 미술사적 유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현실에 기반을 둔 제재, 그리고 그것을 재현하는 방식에도 치밀하게 주의를 기울여온 작가의 성향은 사실주의 전통과 맞물리고, 신비롭고 모호한 자연, 실루엣으로만 처리된, 배 위 어부의 모습에서는 19세기 말 유럽의 예술계를 잠식했던 상징주의가 연상된다. 생소하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의 몽환적 분위기는 또한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변환하는 김덕진의 그림은, 모더니즘으로 야기된 회화의 정체성과 관련된 역사적 논쟁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회화 장르의 미래에 대한 생산적인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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