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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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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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상태였다. 아득한 어린 시절을, 지나간 누군가를,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은 인연을, 도쿄에 있는 베스티를, 결국 닮은 고양이를 찾아 나서게 했던 옛 애인의 고양이 두부를, 매일 걷던 브리즈번의 어느 골목을, 비 내리던 여름의 불국사를, 그날의 냄새를,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를. 마치 그리워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말이다. 아무래도 이 그리움은 생이 지속되는 한 대상을 바꾸어 가며 이어질 모양이다. 오늘이 즐겁고 내일이 행복하더라도 그리움의 필연적 대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지금을 그리워하게 될 언젠가를 위해, 매일의 편린들을 쓰고 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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