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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김평범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김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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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중3 아들과 중1 딸의 아빠다. 아이가 셋이 된 순간, 부부는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아내는 아이들 육아와 교육을 위해 전업주부를 택했고 자연스레 외벌이 가장이 되었다. 다행히 투자에 밝은 덕에 종잣돈을 불렸고, 교육열 높은 아내의 강력한 추진력 덕에 강남 한복판에 입성했다. 아이 셋을 강남에서 키우자니 아이들 입히고 먹이고 가르치는 데 모든 걸 투입했지만,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쑥쑥 크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힘든 줄 몰랐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게임 중독에 빠지기 전까지는!
국내 IT 기업에 재직 중으로,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게임 회사 IT 담당자들과도 오랜 기간 일했다. 그렇기에 소중한 아들이 바로 그들이 기획하고 설계한 게임에 빠져 부모 몰래 쌈짓돈을, 그리고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자신의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 회사에 다니는 최고 스펙의 엘리트들이 ‘게임 유저(그리고 미래의 게임 유저)’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오래 접속하게 하고, 돈까지 지불하게 한다!’
그날 이후 전쟁이 시작됐다. 아들을 게임 중독에서 구해내기 위해 안 해본 게 없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들은 서로 사랑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서로를 맹비난하며 상처를 줬다. 그렇다면 싸움을 붙인 게임 회사는? 느긋하게 싸움 구경을 하고 있었다. 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잔인한 3년간의 게임 전쟁의 면면을 이제부터 낱낱이 고백하고자 한다. 게임에 빠진 아이를 보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안감을 애써 누르고, ‘믿어주자’, ‘기다리면 되겠지’, ‘결국엔 돌아올거야’라고 애써 따뜻한 시선을 보내던 과거의 나처럼, 철없는 부모님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