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하건대 내 생애의 모든 순간은 기적이었다. 위기가 찾아와 도적처럼 내 삶을 훔치려 할 때, 해일처럼 내 모든 것을 쓸어가려 할 때도 어김없이 기적이 나타나 안연히 살 수 있었다. 이번에 수록된 글이 내 신변잡기였다면 앞으로는 끊임없이 기적을 베풀어주시는 그분, 참으로 아름다우신 하나님을 쓰고 싶다.
학창 시절 철없이 놀던 때가 그리워 홀로 쓸쓸한 바닷가를 찾았다. 비치 하우스에서 하룻밤 묵을 숙소를 잡고 해변의 벤치에서 석양을 등지고 술을 마셨다. 파도가 덮쳐버릴 듯 거세게 일고 있는데 옆자리의 젊은 여자도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나는 가을바다를 앞에 놓고 술을 마시는 여자의 실루엣을 넋이 나간 듯 바라보았다.
70 평생을 살아 보니, 중대한 변곡점이 있었다. 물론 어려울 때도 많았지만, 긍정적인 것도 많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며, 긍정적이었던 것에 더 감사해한다. 죽었다 살아난 적, 삶을 바꿨던 계기, 그리고 노년을 그린 영화 한 편. 당시에 메모했던 것을 여기에 다시 꺼내 본다.
“하이. 굿모닝.” 회사에 출근하면 밤새 일한 외국인 야간 근무자들의 아침 인사가 하루의 출발을 유쾌하게 한다. 퇴근 시에도 외국인 근로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매들이 하루의 피로를 씻어준다. 매일 반복되는 회사일이지만 엔고 환율 때문에 조금은 신이 나는데 몸이 옛날 같지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