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살이 된 애착인형 백호랑이 랑구를 아직도 자기 전 베개에 눕혀 같이 꿈나라로 간다. 사랑할수록 꼬질꼬질해지는 랑구를 위하여 인형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으나, 피부과 불치병 판정을 받아 치료는커녕 입원조차 하지 못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든 행복했던 시절이든 항상 내 곁에 있어준 랑구와 세상의 모든 애착인형을 위해 헌정동화를 쓰기로 했다.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낯가림이 심하다. 글이 있어 좋았다. 어쩌면 어색하기까지 했던 평온함과 포근함이 적잖게 낯선 감정이라 두려웠지만, 어릴 적 그날들로 소풍 다녀온 이 시간이 행복했다.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는 겁쟁이였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꽃잎이 뛰어내렸다. 사랑한다. 사랑을 부정해줄 나는 이미 없었다. 나는 너를 위해 죽어도 좋을 것 같다.
시시때때로 친구들과 싸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싸웠던 친구들과 16년째 생일을 축하해주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친구들과 종종 싸우며, 자주 화해한다. 메타버스에 관심이 많으며, 이 책을 읽을 여러분과 언젠가 메타버스 속에서 만나 친구와 화해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경고! [화]가 납니다』 속 삽화는 태생이 싸움꾼인 나조차 다정함으로 무장 해제시키는 진우가 그려주었다.
유명한 겁쟁이다. 놀이공원에서도 무서운 건 잘 못 탄다. 겁쟁이에서 벗어나고 싶은 수많은 겁쟁이들을 위해 이야기를 쓴다. 겁이 많은 대신 재미있는 꿈을 골라서 꾸는 재주가 있다. 잠자고 일어나서 느끼는 기분 좋은 달콤함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다들 오늘 밤에는 붕어빵처럼 따뜻하고 기분 좋은 꿈을 꾸기를.
동화는 따듯한 코코아 같습니다. 따듯하고 달콤하지요.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다크초콜릿 같습니다. 달콤하면서 쌉싸름한 다크초콜릿 말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쌉싸름한 맛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가끔 혹은 자주 느끼는 분도 있겠죠. 그럴 땐 코코아에 다크 초콜릿을 넣어보세요. 따듯하고 달콤한 코코아가 당신의 쌉싸름함을 녹여줄 거예요. 제 동화가 일상에 지친 여러분에게 코코아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