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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최진섭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최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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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해 경기도 파주군 천현면의 산마을에서 태어났다. 휴전선까지 직선거리 15Km, 임진강까지는 그 절반 정도 떨어진 최전방 접경지역이다. 눈에 익숙한 풍경은 미군부대 철조망과 미군을 상대로 한 홀이었다. 가끔 홀 앞에서 술 취한 미군병사가 10원짜리 지폐를 공중에 뿌렸는데, 그것을 한 장 주운 날은 만화방에서 귀신 잡는 따이한이 주인공인 만화책을 실컷 읽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독서목록의 99%는 만화책이었다.

강원도 38사단에서 제대한 후 미군부대 군무원 함석공으로 취직해 일하다 정년 퇴임한 아버지는 미군 철수 소문이 돌기 시작한 직후인 1969년 몇몇 동네 사람과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 전두환이 군사쿠데타로 집권하고 2년 뒤 입대했는데, 군대 복이 많아 강원도 3군단 직할대에 배치됐다. 여름과 겨울에는 21사(양구), 12사(인제, 고성)의 철책과 DMZ 안에서 경계 근무 섰고, 22사 해안 철책에도 두어 달 지원 근무 나갔다. 고성 통일전망대와 금강산 사이의 DMZ 철책 안에서 심야 매복 작전에 투입됐을 때 대북 확성기에서 들리던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노래가 귓가에 생생하다. 젊은 시절엔 1995년에 통일을 이루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다 국가보안법의 포로가 되어 철창 안에서 수십 개월 지내며 별을 관측하기도 했다.

2021년 6월 15일, 강화도 북단 한강하구에서 가까운 동네에 평화책방 서점을 열었고, 여전히 철책을 가까이하며 지내고 있다. 《분지》를 쓴 소설가 남정현을 인터뷰했을 때 “작가란 최일선의 초소에서 민족의 이익을 지키는 초병, 시대의 맨 앞자리에 서서 정신의 영토를 지키는 초병의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필자는 “아무래도 내가 본의 아니게 ‘초병으로 말뚝을 박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월간 말 기자, 월간 좋은엄마 발행인, 오마이뉴스 교육사업팀(강화도) 본부장으로 일했고, 지금은 홀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 《한총련을 위한 변명》,《한국 언론의 미국관》,《뼈로 누운 신화》, 《법정콘서트 무죄》,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