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식 화백은 평양에서 태어나 중학교 재학 중 한국 최초의 미술전 <녹향회>에 출품해 입선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화가였습니다. 피란을 오기 전 대동강 근처에서 살았던 윤대경 화백은 강변의 풍경과 석양, 황혼 등을 그리며 자연주의 화풍에 깊이 심취했습니다.
1935년, 일본으로 유학을 가 전문적으로 유화를 배우기 시작한 윤중식 화백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백우회에 참여하며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활동했습니다.
6.25 전쟁 당시 가족들과 함께 남한으로 피란을 선택한 윤중식 화백은 고향을 떠나 남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전쟁의 비정함과 피란민들의 고통을 보며 이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피란의 현장을 28장의 스케치를 통해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평생을 전쟁 트라우마 속에 살면서도 선생님은 절망을 희망으로, 한의 응어리를 생의 찬미로, 회한을 사랑스러움으로 그림에 녹였습니다. 거친 고난에도 결코 붓을 놓은 적이 없었던 윤중식 선생님은 그림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준 분입니다.
현재 선생님의 그림 대부분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성북구립미술관에 기증되어 보관 및 전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