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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김세영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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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노래면 노래, 싸움 빼고 못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성형외과(成形外科)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생겼다. 더불어 늘 생글생글 웃고 다녀서 성향외과(性向外科)의 도움도 필요 없었고 인기도 많았다. 근데 고1 때 동생이 조현병에 걸리면서 역경이 시작된다. 스무 살 땐 늘 싸우던 부모님이 이혼했다. 33세에는 희귀난치질환(PNH) 판정을 받게 되고, 그 와중에 치매/파킨슨 환자가 된 아빠를 돌봐야 했다. 결국 남들 다 하는 뜨거운 연애는 아까운지 남겨 뒀다. 턱시도는 물론 산후조리원 문턱도 못 밟아 봤다. 흔히 말하는 빛나는 학벌, 두둑한 연봉, 내 명의의 집과 자동차, 노후를 책임져 줄 직업 등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게다가 운전, 요리, 인간관계, 유튜브 등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소위 잘나가는 사람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적혈구가 깨져서 PT와 가수 김종국 같은 근육은 꿈꿀 수 없다. 하지만 인생 역경의 싸대기를 하도 맞다 보니 마음 근육만은 빵빵하다. 여전히 싸움을 못해서 싸우진 않는다. 다만 씨익 웃을 뿐. 그리고 매일 인생에게 말을 건다. “야, 인마! 나에게 역경은 경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