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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박영규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박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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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KBS에 들어간다. 그로부터 20여년을 주로 교양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각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의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알게 되지만 그 중 어느 하나에도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지는 못한다. 21세기는 빠르게 변하는 격변의 시기였다. 아무 준비 없이 50대의 나이에 야생에 방생된 저자는 별다른 몸부림도 치지 못하고 시간 부자가 되었다. 여기저기 도서관을 전전하던 저자가 우루크의 왕 엔메르카르가 인안나를 자그로스 산악지대에서 메소포타미아로 모셔왔다는 수메르 사람들의 서사시를 보게 된다. 이 서사시는 땅속에 묻혀있던 점토판의 기록을 수메르 학자들이 해독한 것이다. 그런데 그 중요성이 만만치 않다. 당시 저자는 환인의 하늘과 환웅의 삼위태백에 대해 어렴풋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의 원산지가 자그로스 산악지대라는데 착안하여 환인이 있던 하늘이 우르미아 호수 부근이고 환웅의 삼위태백이 홍산 부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카인과 아벨 이야기가 길을 막고 있었다. 농경민인 카인이 유목민인 아벨을 죽였기 때문에 유목민이 초원의 길을 따라 동방으로이동했을 것이라는 그의 가설이 힘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카인의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옛날에는 농경민이 양이었고 유목민이 늑대였다. 그런데 어떻게 카인이 승리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작가의 의심이었지만 작가에게는 그 사실을 부정할 증거가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증거가 나타난 것이다. 인안나가 그만큼 중요한 신이었기 때문이다. 수메르 사람들이 메소포타미아를 정복한 다음에는 여호와의 전신인 엔키가 최고의 신으로 등극하지만 그들이 메소포타미아로 이동하기 전에는 전쟁과 사랑의 신인 인안나가 최고의 신이었다. 그런데 우루크가 메소포타미아에서 세력을 잡은 다음에 우르미아 호수 부근의 산악지대에 사는 아라타 왕국에서 인안나를 빼앗아왔다는 것은 그들이 떠날 때에는 인안나를 빼앗을 힘이 없었다는 증명이다. 즉 카인으로 대변되는 농경민들은 에덴 동쪽을 떠날 때에는 유목민보다 세력이 약했던 것이다. 우루크가 데려간 인안나는 보석으로 장식한 동상이었고 살아있는 전쟁의 신 인안나는 초원의 길을 따라 동방으로 이동했다는 가설을 받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등장했던 것이다. 저자는 그때의 심정이 금맥을 찾은 광산업자 같았다고 한다. 그는 한때 《내몸은 내가 고친다》는 책을 기획하여 공전의 베스트셀러로 만든 적이 있었다. 그때의 촉이 발동한 것이다. 하지만 한 권의 역사서를 만드는 일은 마음과는 달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사람도 없고 책도 없었다. 무엇보다 더 궁핍한 것은 역사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제도권 교수에게 넘기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았지만 그런 세계와는 이미 벽을 쌓고 살던 저자에게는 그것도 어려웠다. 다행이 그에게는 풍부한 시간이 있었고 대한민국에는 도서관들이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떤 때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글이 써지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이 신의 가호 아닐까요? 그런 일이 있으면 서쪽 하늘을 보고 인안나의 별인 금성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동쪽으로 간 인안나를 서쪽 하늘에서 찾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요.” 그런 행운이 받쳐주었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어야 했다. 저자는 이 책에 주(註)가 없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제가 꼼꼼하고는 담을 쌓은 사람이에요. 또 귀찮은 일을 싫어해요. 더 중요한 건, 사실 그렇게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요.”

그는 문헌의 출처를 일일이 기록하고 관리할 역량도 없었지만 애초부터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처음 《환단고기》를 만났을 때의경험에서 기인한다. 읽기가 매우 어려워 그때부터 쉽게 읽는 환단고기의 설명서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공리주의를 신봉한다는 그는 이런 주장을 편다. “책을 만드는 마음은 내가 만든 책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읽고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그게 다가 아닐까요? 작가나 책의 권위를 위한 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 책이 많이 팔리면 좋겠지요. 하지만 권위 때문에 팔리는 것보다 친절해서 팔리는 게 더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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