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을 잃고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농학교에서 보냈다. 선배, 동기들이 그러하듯 나도 대학입시는 엄두도 못 내고 직업교육을 받았으며 오랜 방황 끝에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하고 대학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면서 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막연하게 시작한 특수교사였지만 교육의 현장에서 농인이자 교사로서의 배움과 사명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단단해졌다. 내가 받은 교육의 기회를 나눌 방법으로 수어사전을 기획하였고 재능있는 농인 동기, 제자들이 기꺼이 참여해 긴 여정을 함께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