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1명)

이전

저 : 김중권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김중권
관심작가 알림신청
‘시의 힘은 영혼을 마비시키고 마법을 건다’고 고르기아스는 말을 했다. 나는 마법에 걸렸다. 그리하여 수단과 목적도 없이 책이 좋았다. 연유와 논리도 없이 마구잡이로 책에게 흡입되었다. 하얗게 순하던 어린 시절로부터 거친 삶의 풍파에 맞서는 지금껏 마법의 언어에 빠져 헤맨다. 카이로스의 날개를 찾으려고 밤을 새고, 크로노스의 시간을 잡으려고 애를 태웠다. 하지만 내 언어 위에 뽀얗게 쌓인 사유의 먼지는 초등학교 시절에 만난 향토 사학자의 고택에 숨어있던 책의 다락방에서 날아왔다. 다락방에서 만난 책의 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미명의 매력처럼 나를 잡아끌었다. 헤아리기 어려운 까만 언어 사이에서 잠든 적도 있었다. 어둠이 가득한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문자가 언어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 언어의 이야기를 받아 적기 시작했다. 문자, 언어, 소리를 글로 옮기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도 된 것처럼 이상한 시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작은 벌레처럼 언어와 언어의 푸른 마디에 아늑한 움을 만들어 지금껏 살고 있다. 나는 나만의 언어에 움을 틔우고 행복을 느낀다. 내가 품고 있는 야릇한 행복어의 뭉클거림이 그대에게 가기를 바란다.
E-Mail : kjk657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