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브 밧찬을 단순히 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스타 배우라고 말하는 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주목할 만한 배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과장이 아니라 그야말로 인도영화의 전설인 그는 영화사에서 가장 권위적인 존재감을 지닌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모든 순간 화면을 장악하고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낭랑하기로 유명한 목소리를 듣는 것은 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 인도 말을 쓰는 신이든 어쨌든.

또한 밧찬의 경력이 그리는 포물선은, 그가 1970년대에 폭발적으로 스크린에 등장한 이래 발리우드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반영한다. 로버트 드 니로와 잭 니콜슨 같은 배우들이 미국 사회의 변화들을 반영하듯이 밧찬 역시 그 시대의 분노한 젊은이로, 약진의 돌파구가 된 드라마 「사슬(1973)」과 이미 고전이 된 획기적인 액션 영화 「불씨(1975)」 그리고 감동적인 비극 「벽(1975)」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의 꿰뚫을 것 같은 눈빛과 집중적인 에너지는 멜로드라마와 갱스터 영화에 완벽하게 어울리지만, 「아마르 악바르 안소니(1977)」와 「돈(1978)」에서의 역할은 코미디에도 그만큼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증명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밧찬의 행로는 살짝 곁길로 빠졌다. 1984년에 그는 자신의 친구인 인도 총리 라지브 간디를 위해 영화계를 떠나 의원선거에 출마했다. 그러나 후에 무죄로 드러나긴 했지만 재정적인 부정행위에 연루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를 떠나 다시 영화로 돌아갔다. 현재 그의 연기 활동은 어느 때보다 막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모하바떼인(2000)」과 「기쁠 때나 슬플 때나(2001)」 같은 히트작들에서 당당한 노년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인도 영화 그 자체다. 인도 영화 산업이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밧찬이 거기서 가장 큰 스타라면, 그건 사실상 그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스타 배우라는 말이 아닐까?


"어느 단계에서도 나의 일에 대해 정말로 자신만만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출처 : 501 영화배우-마로니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