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구구단조차 외우지 못하던, 늘 우등생 소리를 듣는 형의 등 뒤에 가려져 있어야 했던, 특별할 것 하나 없던 열세 살 소년이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들리지도 않고 입을 뗄 수도 없었던 영어 수업. 열등반에서조차 가장 열등한 학생이 되어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심지어 가족들조차 기대하지 않았다. 그 아이가 미국의 학교에서 공부하며 대통령상을 받고, 13전 14기 끝에 증권회사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에 입사하고, 겨우 스물여섯 나이에 벌써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른바 승승장구라는 것을 하게 되리라는 걸. 그리고 또 몰랐을 것이다. 안전하고도 달콤한 증권맨으로서의 삶을 벗어던지고 느닷없이 우주를 향해 가겠다고 할 줄은. 우주정책학을 공부하겠다며 조지워싱턴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고 대학원 재학 중 NASA에 입사하게 될 줄은! 그것도 모자라 우주정책 분야의 전문 연구자가 되기 위해 세계적인 싱크탱크인 RAND Coperation 박사 과정에 또 한 번 도전하게 될 것이란 사실도.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가 왜 쉬지 않는지, 왜 가만히 머물지 않는지를. ‘진짜의 나로 살기’ 오직 이것. 이것이 그의 하루를, 그의 생활을, 그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라는 진심을!
그 아이가 바로, 그 청년이 바로, 그 사람이 바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한국인 김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