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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남궁혁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남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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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 입사한 건, 땀범벅이 된 사나이를 찍은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진 속의 사내에게서 삶에 대한 강한 열정을 느꼈다. 그런데 건설회사에 다녀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건설회사라고 열정이 특별히 모여 있는 건 아니다. 땀 냄새라면 모를까. 이후 작은 IT업체의 영업사원이 되었다. 그 계기도 사진이었다. 사진 속 세일즈맨에게서는 땀 냄새와는 다른, 좀 럭셔리한 열정이 느껴졌다. 세일즈맨으로 머리에까지 광택을 내고 다녔지만, 건강과 영혼의 광택은 너무 쉽게 사라지고 있었다. 열정을 쏟을 곳이 어디 취업뿐이더냐, 자영업으로 눈을 돌렸다. 점방을 얻어서 소매업을 하기도 하고, 도매업을 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일을 하는 파도타기 인생이었지만, 이런 삶에서 나름대로 즐거움을 놓치지 않은 건 인문적 가치에 뿌리내린 삶 때문이다. 부초 같은 삶에 견고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인문학적 가치다. 그렇게 세상을 떠돌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홀로 도착한 곳이 주식시장이다. 시끌시끌한 현실 속의 경동시장과는 다르지만 또 다른 번잡함이 있는 곳이다. 그 시장에서 요즘 뒷짐을 지고 거니는 중이다.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면서, 꿈을 꾼다. 주식을 통한 혁명의 꿈을. 그러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주식 한판 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