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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 피에르 르베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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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9월 11일 프랑스 남부 나르본에서 태어난 그는 출생 당시 호적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부모의 아이로 기록되었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그의 부모가 비로소 법적으로 정식 부부가 되는 1897년까지, 어린 르베르디는 포도 농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글을 익히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가 일찍부터 신앙심을 갖게 되고 훗날 수도원 부근 외진 곳으로 은둔하게 된 것은 교회 석공업과 조각에 조예 깊었던 친가 쪽의 영향도 적잖았으리라 본다. 나르본과 툴루즈에서 학업을 마친 그가 1910년 가을에 고향을 떠나 작가의 길을 걷겠다고 파리로 올라올 때 그를 누구보다 격려한 것은 그의 아버지였다.
당시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던 몽마르트르 언덕에 자리를 잡은 젊은 르베르디는 인쇄 교정 등 여러 일을 가리지 않고 궁핍한 생활을 꾸리면서 시 쓰기에 몰두한다. 『타원형 천창』(1916)에 실린 <그 시절 석탄은…>에서 당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가 화가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와 친분을 맺고 시인 아폴리네르, 막스 자코브, 루이 아라공, 앙드레 브르통을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다다와 초현실주의 계열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던 그는 1917년 3월 15일에 전위 예술 잡지 『북?남(Nord-Sud)』을 창간해 1918년 말까지 전위 예술을 옹호하는 예술가들에게 지면을 제공하고 자신의 시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리 북쪽 몽마르트르와 남쪽 몽파르나스를 잇는 지하철 노선의 두 종착역을 뜻하는 잡지명은 당시 ‘창작의 두 거점’이었던 두 곳을 상징적으로 연결하려는 시인의 의지를 보여 준다고 앙드레 브르통이 밝힌 바 있다. 르베르디가 그의 <이미지론(L’image)>을 처음 발표한 것도 이 잡지의 제13호(1918)에서다.
얼핏 무관해 보이는 두 현실을 가까이 둠으로써 감각 현실 이면에 은폐된 사물의 본질에, 실재에, 곧 참된 삶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그의 ‘이미지론’은 앙드레 브르통이 초현실주의 운동을 이론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초현실주의가 무의식의 흐름을 타는 자동기술법에서 건져 올린 이미지로 현실을 부정하고 초월하려 했다면, 르베르디는 이미지가 ‘정신의 창조’라는 사실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게 빚어진 절제된 이미지는, 현실을 넘어서고 잊게 하는 환상이 아니라, ‘삶의 참맛’을 되찾아 가게 할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프랑스 현대시에 시적 사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그였지만, 당시 시 문학계의 조명을 받은 이는 정작 그의 영향을 받은 초현실주의 시인 엘뤼아르와 아라공이었고, 르베르디는 그 무렵부터 중앙 문학계와 점차 거리를 둔다.
서른일곱 되던 1926년에 천주교로 개종한 그는 “자유로운 사색가, 자유로이 신을 선택한다”라는 말을 남기고, 프랑스 남부 솔렘 수도원 부근에 자리 잡는다. 훗날 신앙심을 내려놓은 뒤에도 그는 세상을 뜰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은둔지에서 유럽을 혼돈에 몰아넣은 2차 대전을 겪은 그는, 저항 운동을 하거나 참여시를 쓰는 대신, “침묵과 협정을 맺었다”고 말하고 절필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다시 작품 활동을 이어 갔지만, 기꺼이 은둔의 삶을 택하고 시를 써 나간 그의 온 삶은 침묵을 그림자 삼아 나아간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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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 정선아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역 : 정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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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외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랭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0년대 이후 프랑스 현대시와 한국 현대시에 관심을 두고 ‘현대시에 나타난 풍경의 서정성’, ‘프랑스와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해체 양상과 서정에 대한 반성’, ‘예술 창조와 정조 : 현대시에 대한 심미적 반성과 성찰’, ‘언어 예술의 투명성과 불투명성 : 예술 사회학적 관점에서’와 같은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다수 논문을 저술했다. 주요 논문으로 「Creation d’art verbal et affect 언어 예술 창조와 정조」, 「Creation de l'art verbal et experience du sublime 언어 예술 창조와 숭고의 경험」, 「정조(情調)의 시적 형상화?예술 사회학적 고찰」, 「언어 예술의 해석과 수용」, 「색채와 정조」, 「신성의 체험과 색채 표현」, 「해체 시대의 서정」, 「글쓰기 풍경의 탈?형상화」, 「풍경의 서정」, 「서정의 복귀와 반서정?1980년대 이후 프랑스 시의 동향」, 프랑스 축어시와 조연호, 신해욱의 시를 다룬 「해체의 양상으로서 여백」, 송재학과 허만하의 시를 다룬 「Creuser le paysage-memoire 기억?풍경 파헤치기」, 앙드레 뒤 부셰의 시를 다룬 「fraichir non finir 간격의 섬광과 존재의 해명」 등이 있다. 역서로는 『현대시와 지평 구조』(2003), 『어떤 푸른 이야기』(2005)가 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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