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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상진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사진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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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자로 24년 동안 일하면서 틈틈이 오지 여행을 했다. 국내에서 트레킹 개념조차 생소하던 1990년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봉 한 달간 트레킹을 시작으로 중국 윈난(雲南) 성 후타오샤(虎跳峽)와 창산(蒼山), 남미 파타고니아, 인도 산티니케탄 들녘, 아랍 에미리트(UAE) 두바이 사막 등 여러 곳을 걸었다. 다닐수록 오지의 자연과 사람이 주는 순수함에 빠져들었다.
언론사 퇴직 후 떠난 남극 여행에서 겸손을 배웠다. 6,000만 년의 역사를 품은 대륙에서 인간 최대 수명 100년은 너무 초라했다. 추위로 1년에 0.0038㎜밖에 자라지 못하는 지의류(地衣類)를 보면서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꼈다. 첫 오지 여행이었던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봉 자락에서 만난 포터 청년의 순박함을 30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발목을 삐어 산골 마을에서 갑작스레 구한 포터였다. 저자의 배낭을 메고 앞서가던 그 청년의 뒤를 절뚝거리며 따라가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배낭을 갖고 달아나면 쫓아갈 수 없고, 밤이나 인적 드문 산자락에서 강도로 돌변해도 속수무책이었다. 그 생각은 기우였다. 포터 임무가 끝난 뒤 그 청년은 늘어난 일정에 대한 수당을 한사코 거부했다. 애초 계약된 인건비만 받고 바쁘게 고향으로 달려갔다. 고향에는 병석에 누운 아버지가 계셨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착한 네팔 청년을 의심했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오지 여행 때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에 들떠 배낭을 메었다.
중앙일보·JTBC 부산총국장을 끝으로 언론계를 떠나 지금은 노인 복지시설에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경남 진주기억학교 시설장을 거쳐 하동요양원 원장으로 있다. 주말에는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