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이 맞지 않는 비밀은 결국 깨질 수밖에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친구 관계라는 건 균형 위에서만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 균형이란 얼마나 부서지기 쉽고 얄팍한 것인지"-p.54
사람 사이의 균형, 진실, 믿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균형이 맞추어지는 게 사람 사이의 균형이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책을 읽으며 너무나 사실적이고 자세한 심리 묘사로 읽는 내내 그 속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다 느끼고 마지막 주목이의 이야기에서 긴장이 탁- 풀려버렸다. 주목이의 생일파티에서 어머니의 지갑이 분실되면서 그 사건과 관련된 고효민, 임수현, 강주목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그 문제들을 해결해가려 한다. 각자가 모르고 있는 부분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의 변화도 정말 세밀하다. 그리고 그 생각을 표현하는 문장은 어른인 내가 자꾸 밑줄치게 되는 깨달음들이었다.
이런 아이가 있을까.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때도 나를 낮춰가면서 도움을 주는 아이.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다른 친구의 비밀을 지키며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아이. 억울하지 않을까? 수현이를 지켜주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속 질문하게 만드는 아이였지만 효민이가 비춘 빛이 수현이와 주목이에까지 닿았던게 아닐까 한다.
비밀스러운 아이. 조용하고 잘 웃지 않는 아이. 행복해지고 싶은 아이. 친구에 대한 의심을 가진 아이. 수현이의 행동이 답답하고 화가 날 때가 있었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아픔을 속으로 간직할 수 밖에 없었는지 수현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마지막 그림은 달빛이 날카로운 고드름이 되어 찌르는 느낌이었다.
SKY캐슬에 나올 법한 인물, 아버지께서는 어려운 처지의 친구에게 배려의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라고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언제나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워온 고효민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위치를 계속 확인하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런 주목이가 마지막에 겪는 진실을 밝히는 방법은 마음의 문을 열러 직접 가는 것이었다.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엄청난 용기를 내어 [‘왜 인정하지 못했을까?’ 나는 어쩌면 친구가 되고 싶었나 보다.] 라고 말하는 주목이.
"고효민이 사과를 받아준다면, 당장이 아니더라도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 가고 싶은 동등한 관계"
"그리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고효민으로 향했다." -p103,104
모르고 있었던 것, 그래서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일 때 ‘믿음’으로 균형을 유지해보려는 아이들. 분명 아이들도 너무나 공감하고 몰입하며 읽을 책이라 꼭 함께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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