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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양들의 침묵

: 리커버 에디션

리뷰 총점9.9 리뷰 23건 | 판매지수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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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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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503쪽 | 556g | 140*210*25mm
ISBN13 9791158512200
ISBN10 11585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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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렉터는 아주 조심해서 다뤄야 해. 수감소장 칠턴 박사는 자네가 렉터를 상대하면서 취하게 될 실질적 절차 하나하나를 걸고넘어지려 할 거야. 그러니 정도를 벗어나지 마. 어떤 이유로든 한 치도 벗어나면 안 돼. 렉터가 자네에게 말을 건다면 그건 그가 자네에 대해 알아내려고 한다는 뜻이야. 뱀이 새 둥지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종류의 호기심이지. 그자와 면담하면서 약간씩은 정보를 주고받겠지만 그자에게 자네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주지 마. 자네에 관한 개인적인 사실들을 그가 머릿속에 담아두지 못하게 해야 해. 그자가 윌 그레이엄 요원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는 자네도 잘 알 거야.”
--- pp.16~17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니야, 스탈링 수사관. 내가 그 일을 일어나게 만든 거지. 나를 외부 조건에 이런저런 영향을 받은 존재로 평가 절하할 생각 마. 당신은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을 포기하고 행동주의자들의 학설을 따르기로 한 것 같군, 스탈링 수사관. 당신은 도덕적 존엄성이라는 잣대로 모든 이를 평가하지만,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는 도덕적 존엄성의 결여 때문만은 아니야. 날 봐, 스탈링 수사관. 나를 악하다고 말할 수 있나? 내가 악한가, 스탈링 수사관”
--- p.37

저장통에 든 건 턱 바로 밑에서 깔끔하게 잘린 머리였다. 보존액인 알코올 성분 때문에 이미 오래전에 희뿌옇게 된 두 눈이 스탈링을 마주 봤다. 입은 벌어졌고 거의 회색이 된 혀가 약간 튀어나와 있었다. 머리는 저장기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지만 수년에 걸쳐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공기에 노출된 정수리 부분은 부패가 진행 중이었다.
--- p.80

“솔직히 말하면 그가 징징대며 털어놓는 얘기를 듣는 게 신물이 났어. 라스페일에게도 최선이었지. 어차피 치료가 되지 않을 것 같았거든. 정신과 의사라면 누구나 나한테 보내버리고 싶은 지긋지긋한 환자 한두 명쯤은 데리고 있을 거야. 이런 얘기는 처음 해보는데, 막상 하고 보니 또 신물이 넘어오네.”
“그래서 라스페일의 시신을 오케스트라 단장과 지휘자에게 먹이셨어요?”
“손님들이 오기로 했는데 장 보러 갈 시간이 없잖아. 냉장고에 있는 거로 뭐든 만들어서 대접해야지.”
--- p.90

희생자들은 납치되고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후에 사망했다. 이는 그가 여성들을 가둬두고 은밀하게 작업을 진행한 장소가 있다는 걸 뜻했다. 즉 그는 떠돌이가 아니었다. 어딘가에 거미줄로 함정을 파놓고 희생자를 잡아들이는 문짝거미에 가까운 자였다.
--- p.106

“몇 마디만 더 할게, 스탈링. 자네라면 일급 과학수사 능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내게 필요한 건 그 이상의 능력이야. 자네가 말수가 적은 건 좋게 보고 있어. 나 역시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니까. 다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일을 벌이기 전에 나한테 미리 알려주면 좋겠네. 어떤 질문을 해도 멍청하다고는 생각 안 해. 자네는 내가 못 보는 걸 볼 줄 아니까, 나한테 말해달라는 거야. 이 사건에서 자네가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 거니까.”
--- p.112

시신은 가슴에서 무릎까지의 가죽이 깔끔하게 벗겨져 있었는데, 투우사의 바지와 새시 벨트로 가려질 만한 넓이였다. 유방은 작았고 유방 사이의 흉골에는 사망 원인인 듯 보이는 별 모양의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상처의 폭은 손바닥 넓이 정도였다. 둥그런 머리통을 보니 눈썹 바로 윗부분부터 귀, 목덜미까지의 가죽이 벗겨진 상태였다.
--- p.122

“눈물을 먹고 사는 나방이 몇 종류 있습니다. 오직 눈물만 먹고 마시며 살아가죠.”
“어떤 종류의 눈물이요? 누구의 눈물 말인가요?”
“사람만 한 크기의 대형 육상 포유류의 눈물이죠. 나방에 대한 오래된 정의는 이렇습니다. ‘무엇이든 조금씩 소리 없이 먹거나 소모하거나 낭비하는 것.’ 파괴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했고요…….”
--- p.15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전 세계 수천만 독자들의 밤잠을 빼앗은 최고의 스릴러
★ 영화 《양들의 침묵》 30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 출간!
★ 20세기 스릴러 문학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작가, 토머스 해리스의 귀환!

“FBI 최고의 수사관 클라리스 스탈링과
희대의 식인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숨 막히는 대결!”

전 세계 수없이 많은 ‘한니발’ 폐인을 만들어낸
우리 시대 가장 충격적인 심리 스릴러의 걸작

토머스 해리스는 《양들의 침묵》으로 세계 최고 작가의 입지를 굳혔다. 이 소설은 20세기 스릴러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출간 당시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추리와 인간의 본성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차가운 문장들이 완벽한 문학적 공포를 구현해낸다.

공포의 중심에 서 있는 건 단연 한니발 렉터 박사다. 저명한 정신의학 박사인 그는 식인 살인마다. 그에게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는 굴레가 씌워지기도 하지만 무분별한 살인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례한 사람’을 응징하는 방편으로 식인과 살인을 활용하는 신사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가 유혈이 낭자한 장면을 연출해 보일 때면 악마적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모습에 공포를 느끼다가도, 스탈링을 예의 있게 대하거나 지적이고 우아한 면모를 보일 때면 일종의 호감을 느끼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런 모순된 감정에 혼란을 느낀다. 또한,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한니발 렉터의 충혈된 눈에 자신 역시 잠식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보기도 한다.

이런 그에게서 연쇄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얻고자 하는 클라리스 스탈링은 젊고 당찬 실력자라는 면에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FBI 연수생인 클라리스 스탈링은 사건 앞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다. 정식 요원들이 발견하지 못한 단서도 첫 시신 부검에서 찾아냈으며, ‘식인 살인마’라는 타이틀 때문에 모두가 겁부터 집어먹고 보는 한니발을 마주하고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연수생이란 신분 때문에 생기는 제약 앞에서도 좌절하기보다 정식 요원이 돼 있을 미래를 꿈꾸며 당장 가능한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은 독자가 책을 단번에 읽어내는 원동력 중 하나로 작용한다.

이 두 캐릭터는 동명의 제목으로 제작된 영화 속에서 각각 안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의 열연으로 재탄생했다. 안소니 홉킨스의 소름 끼치는 눈빛과 조디 포스터의 당당한 애티튜드는 소설 속 한니발과 스탈링을 완벽히 구현해냈다. 영화는 199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비롯한 다섯 개 부분에서 오스카상을 거머쥐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연쇄살인범들이 왜 사람을 죽이는지 아나?”
“분노입니까, 좌절입니까, 실망입니까, 렉터 박사님?”
“아니, 갈망 때문이라네, 스탈링 수사관.”

조디 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가 열연한,
문학계와 영화계를 석권한 불멸의 이야기!
아마존 스릴러 소설 부문 최장기 베스트셀러

《양들의 침묵》은 이처럼 기존 장르 소설 속 악인을 뛰어넘는 한니발이라는 캐릭터와 범죄 소설에서 수동적으로 그려지던 여성 캐릭터의 전형성을 탈피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꼽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간에 책을 덮을 수 없는 ‘재미’와 엄청난 속도의 ‘페이지 터닝’이다.

살가죽이 벗겨진 채 유기된 젊은 여성의 시신 여섯 구에서 검은마녀나방이 발견된다. 이 연쇄 살인 사건에 투입된 FBI 연수생 클라리스 스탈링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 볼티모어 주립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로 향한다.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한니발 렉터’의 감방. 아홉 명을 살해하고 그들의 인육을 먹는 그로테스크한 행동으로 수감된 그는 유명한 정신과 의사였다. 스탈링은 그와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며 연쇄 살인 사건의 진실에 서서히 가까워진다.

책을 펼치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개되는 사건에 독자들은 빠르게 사건 속으로 빠져든다. 스탈링과 한니발의 팽팽한 심리전을 따라 사건의 단서를 추적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아쉬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증거가 바로 미국 아마존 독자 서평에서 ‘단숨에 읽어 내렸다’, ‘내 인생 최고의 소설’과 같은 평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영화로 먼저 이 작품을 접한 후에 책을 읽고는 ‘왜 이제야 《양들의 침묵》을 읽은 건지 후회된다’는 독자들도 여럿 있었다. 지금껏 영화와 드라마로 구현된 한니발만을 접해왔다면 바로 지금이 그 대단한 원작을 읽을 최적의 타이밍이다.

토머스 해리스는 문학적 공포의 구현을 완벽하게 이해한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냉혈한 그의 애독자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속편을 요구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서스펜스의 교과서. 이 걸작은 아주 가파른 속도로 매끄럽게 클라이맥스를 향해 간다. 토머스 해리스는 단연 우리 시대 최고의 서스펜스 작가이다! - 워싱턴 포스트

세상엔 두 종류의 범죄 소설이 있다. 당신의 그저 그런 범죄 소설들과 《양들의 침묵》. - 가디언

회원리뷰 (23건) 리뷰 총점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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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가치 지향성을 생각하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필*아 | 2022.08.24 | 추천4 | 댓글2 리뷰제목
FBI의 앳된 수사관 ‘클라리스’가  연쇄살인범 ‘한니발 렉터’와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은 그 낯설고 기괴하고 음습한 분위기로 인해 기억의 저장소에서 쉽사리 끄집어 내진다. 이 장면은 서로의 신뢰를 줄다리기하며 진실을 거래하는 그 미세한 심리적 긴장을 떠올리게 하고, 두 사람이 예사로운 지능의 소유자들이 아님을 동시에 상기토록 한다. &;
리뷰제목

FBI의 앳된 수사관 클라리스가  연쇄살인범 한니발 렉터와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은 그 낯설고 기괴하고 음습한 분위기로 인해 기억의 저장소에서 쉽사리 끄집어 내진다. 이 장면은 서로의 신뢰를 줄다리기하며 진실을 거래하는 그 미세한 심리적 긴장을 떠올리게 하고, 두 사람이 예사로운 지능의 소유자들이 아님을 동시에 상기토록 한다.

 

소설 원작이나 영화 모두 독자와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덕에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은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지식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물음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성학 연구자인 정희진은 그의 책에서 정신의()인 렉터의 지식의 양()적 측면은 결코 윤리적 선악과 무관한 것임을 지적하며, 지식은 양이 아니라 가치라는 측면에서 검토되고 요구되어야 한다고 쓰고 있다. 이 글을 통해 그간 나는 무지(無智)를 지식의 양적 측면에만 시각을 겨누는 헛다리짚기를 연속했다는 내 무지함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각성만으로 충분했을 테지만 떠오른 김에 이 작품을 읽어보아야 마음이 후련해질 것 같았다.

 

렉터 박사는 소설 속에서 관찰과 면밀한 분석 능력을 비롯한 절대적 기억력을 지닌 정신과 의사로 묘사되고 있다. 클라리스 스탈링과 첫 대면에서 렉터는 스탈링이 사용한 스킨 크림의 이름과 향수를 뿌리지만 오늘은 뿌리지 않았음을 맞춘다. 신분증을 꺼내기 위해 핸드백을 열 때 얼핏 맡았을 뿐이라는 렉터의 대답은 그의 찰나(刹那)적 관찰능력과 기억력을 보여주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FBI 행동과학부 잭 크로포드부장의 명령으로 훈련생인 스탈링을 범죄자 심리 설문이라는 명목 하에 렉터의 대담자로 투입시킨 것이지만 이미 여섯 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있는 오리무중의 연쇄살인, 일명 버팔로 빌사건을 위한 일말의 단서라도 잡기 위한 전술이다.

 

살가죽이 벗겨진 채 강에 버려진 여성의 사체, 알코올 저장병에 담긴 깔끔하게 잘린 머리통, 얼굴 가죽을 뒤집어 쓴 렉터, 무심하고 일말의 죄의식도 지니지 않은 채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 등을 읽으며 어떤 문학적 감흥을 생각한다는 것이 왠지 독자 자신이 낯선 존재인 것만 같이 여겨진다. 아마 열광하는 냉혹한 독자라는 이 모순어가 전혀 모순이 아닌 순간을 체험한다.

 

소설의 제목인 양들의 침묵은 스탈링의 어린 시절 고통스런 기억, 양들의 울음소리가 깨운 임박한 불안과 죽음들로부터의 도피, 그 한시적인 완결의 의미로 이해된다. 이것은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의 단서를 얻기 위한 두 차례의 추가적 면담에서 정보의 거래 대가로 렉터의 요구에 의해 스탈링이 들려주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의미를 축적해 나간다. 스탈링의 성장기에 대한 렉터의 연민이었을까? 사실 이 소설의 커다란 흠집으로 보이는 것인데, 응급대원, 보안대원을 살해하는 방법이나 그의 처리에서 보이는 완전한 평정심은 인간에 대한 공감능력을 발견할 수 없다. 더구나 스탈링의 첫 대면에서 옆방에 수감된 자가 스탈링을 향해 뱉어낸 추한 성적욕설의 대가로 자신의 심리적 수완을 발휘하여 바로 자살케 하는 것과 렉터의 연민은 결코 공존 가능한 감성이 아니기에 납득하는데 저항감을 느끼게 된다.

 

소설의 중심 제재는 버팔로 빌이라는 단서조차 찾을 수 없는 범인의 실체를 밝혀 체포하거나 사살하여 잔혹한 여성 연쇄살인 사건을 종결짓는 것이다. 이미 다수의 여성이 살해되었음에도 정부 고위층 인사나 언론의 진지한 관심이 동원되지 않던 사건이 테네시주 상원의원의 딸이 동일한 흔적을 남기고 피납되자 급격한 전환을 보이는 경찰관서, FBI, 고위층 인사들, 언론의 집중된 시선이다. 아마 작가는 이러한 기울어진 사회적 양상을 지적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실종된 상원의원의 딸이 살던 아파트를 수색하던 스탈링을 발견한 상원의원은 그녀를 도둑취급하며 모욕한다. 이때 렉터를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속삭이는 스탈링의 말은 흥미롭다. 재수없는 상류층년. 이렇게 말하면 렉터 박사는 하층계급의 분노라며 즐거워하며 지적했을 것이다. 모유로 전해진 분노가 내면에 잠재돼 있는 탓이라며, 스탈링은 교육과 지성, 외모면에서 상원의원 마틴 루스보다 결코 뛰어나면 뛰어났지 못한 인간이 아니다. 신분이라는 계층적 권위를 수단으로 사람에게 함부로 하는 권력화된 무지이며, 주변의 질서는 이에 뇌동(雷同)한다.

 

꼴불견인 세상의 흔한 일면이다. 스탈링과 크로포드를 시기한 렉터를 수감하고 있는 볼티모어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장 칠턴은 도청장치를 통해 스탈링과 렉터의 대담을 엿듣고는 자신의 영예와 부를 위해 상원의원과 렉터의 직접 면담을 주선하며 사건을 미궁으로 치닫게 한다. FBI의 수사를 중지시키고 직접 자신의 딸을 구출해내겠다는 어미의 심정을 이용한 기만적인 장난에 이용되는 것이다. 여기에도 흔해빠진 교훈이랄 것이 있는데, 인간은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이해관계에 직결되는 일이 될 때 냉정하고 객관적인 지위를 상실한다는 것이다. 전문 집단의 노력과 역량을 폄훼하고 자기 이익을 우선시 할 때 그 결과는 대개는 실패요, 좌절이라는 것이다.

 

소설은 꽤나 다양한 기관이 등장하여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어떤 사건이든 무수한 집단들과의 협력과 공조가 뒤따르는 것임을 보여준다. 버려진 사체의 목에서 발견된 번데기의 특성을 규정하기 위해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곤충학자들이 밤을 새워 규명하고, 범죄 용의자를 추출하기 위해 사적 자유의 보장을 위해 마련된 보안상 차단된 병원 기록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모두 자연스레 기꺼이 협조하지 않는다. 어디서든 자신들의 이익과 권위를 내세우며 경각에 달린 사람의 목숨 앞에서도 자기 권리의 우선을 주장하곤 한다. 그 알량한 것들 앞에서 우리는 항상 주춤거리기 일쑤다. 어쩌면 인간의 영원한 누추함일 것만 같다.

 

이제 다시 돌아와 지식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소설은 두 측면의 윤리적 방향을 달린다. 렉터의 지식은 결코 선의에 의해서 활용되지 않는다. 반면 스탈링의 지식은 선을 지향하고 타인의 이해와 공감을 향하고 있다. 지식의 양 측면에서 렉터 박사의 그것이 스탈링에 비해 월등하다. 그러나 그의 지식은 사회적 선을 추구하는 가치변화에 소용되지 않으며 자기 쾌락과 이익을 위해서일 뿐이다. 그는 실제 범인인 “‘제임 검을 클라리스에게 어떤 방법으로 내줄지 생각 중이었고...” 에서처럼, 버팔로 빌의 실체를 놓고서도 자기 안위, 수감 조건의 완화 등을 거래 조건으로 내세운다. 오늘날 우리는 지식이 양적으로 부족해서 인간답지 못한 것이 아니다. 여기저기 석박사가 넘쳐나고, 지식인입네 하는 자들이 도처에서 허접하고 알량한 지식을 자랑하지만 정작 인간 같지 않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식, 앎이란 가치 지향적인 것이며, 그 양은 사실 그다지 쓸모있는 것도 아니다. 구태여 여기서 지식을 오용하는, ()사회적으로 이용하는 자들과 사례를 너절하게 열거하는 낭비는 하지 않겠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 렉터가 클라리스에게 보낸 편지글에서 발견한 하나의 무지를 지적하면서 맺는다.

 

당신이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양들은 한동안 축복처럼 침묵하겠지.

양들의 울음소리는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고,

그 울음은 아마 영원히 멈추지 않을 거야. ....

어쩌면 같은 별들을 지향하고 있을 테니.”

 

 

클라리스의 삶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교감과 예견을 표시하고는 두 사람이 같은 곳을 지향하고 있을 거라며 어떤 지적 동지애를 나타낸다. 결단코 같은 별을 지향하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의 작가는 지식을 양적 측면에서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혹은 지식이란 본래 당파적인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식은 선한 가치를 지향할 때 그 의미가 존중되는 것일 게다. 여름 날 나기에는 이처럼 냉혹한 독서도 없을 것 같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2
포토리뷰 양들의 침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꿈***관 | 2021.07.0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영화 ‘양들의 침묵’이 워낙 유명하고 나도 인상깊게 본 작품이기도 해서 원작소설에 대한 흥미도 있긴 했지만 좀처럼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소설을 읽어볼 수 있었는데, 영화와는 다른 세밀한 묘사와 인물들의 심리 및 배경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반대로 영화가 영화적 문법으로 원작의 느낌을 얼마나;
리뷰제목

 

 

영화 ‘양들의 침묵’이 워낙 유명하고 나도 인상깊게 본 작품이기도 해서 원작소설에 대한 흥미도 있긴 했지만 좀처럼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소설을 읽어볼 수 있었는데, 영화와는 다른 세밀한 묘사와 인물들의 심리 및 배경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반대로 영화가 영화적 문법으로 원작의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렸는지도 느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대체로 영화를 먼저 접했을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 작품을 소설로 먼저 접한 독자들의 경우라면 꼭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원작과 영화화가 둘 다 훌륭하게 잘 된 보기 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화를 유심히 못 봤던 탓인지 소설에서 아주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니발 렉터 박사에 대한 신체적 특징이 유독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것은 그에게 다지증이 있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이 작품에서 아주 비중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니발이라는 인물이 가진 독특성을 기형이라는 요소로 보여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조사를 하는 데 있어 거부감을 가지는 근거로 “수량화”를 거듭 언급하는 것이 눈에 띄기도 한다. 통계적인 분석으로 패턴을 읽어낸다든지 쉽게 범주화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인간상에 대해 극단적인 인물을 통해 비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품의 주인공인 클라리스 스탈링의 상관인 부장 잭 크로포드의 인물 정보가 더 풍부하게 나와서 작품을 읽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일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며 부하의 존경심과 충성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능력 이면에 아내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자리 잡고 있는 캐릭터 묘사는 영화에서 부하이자 매력적인 여성이기도 한 스탈링과의 미묘한 심리적 연결고리가 좀 더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장치가 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영화에서는 전환점으로 심도 있게 묘사되는 장면이 의외로 소설에서는 밋밋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담백하고 서술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시신의 목구멍에서 벌레가 처음 발견되는 장면은 그렇게 극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는 차이가 보였다.

 

 

 

 

여자를 살해해서 그 가죽을 벗기고 시신을 유기하는, ‘버펄로 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연쇄살인 용의자를 잡기 위해 천재 정신과 의사이자 역시 잔혹한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이기도 한 한니발 렉터 박사의 도움을 구하는 FBI 요원들, 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기본 설정이다. 무시무시한 이야기임에도 불과하고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어 사건의 심각성이 다소 희석되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범죄와 정신이상,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라는 소재를 통해 자극적이지만 문학적 탁월함을 어느 정도 갖추면서 묘사하고 있어 장르소설로서 상당한 성취를 이뤘다는 의미가 있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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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양들의 침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j*****s | 2021.09.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학부 다닐 때 과제로 읽었던 것 외에 거의 처음 읽은 소설 같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인데다가 요즘 CSI를 간간히 보고 있어서인지 FBI와 연쇄 살인 사건이 나와 꽤나 기대를 하며 시작했다.   스탈링이 버팔로 빌 사건에 정식으로 합류하기 전까지는 생각보다 재미없어서 읽는 데 오래 걸렸는데 그 다음부터 스릴 넘치는 이야기에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간혹 읽기 힘들 정도;
리뷰제목

  학부 다닐 때 과제로 읽었던 것 외에 거의 처음 읽은 소설 같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인데다가 요즘 CSI를 간간히 보고 있어서인지 FBI와 연쇄 살인 사건이 나와 꽤나 기대를 하며 시작했다.
  스탈링이 버팔로 빌 사건에 정식으로 합류하기 전까지는 생각보다 재미없어서 읽는 데 오래 걸렸는데 그 다음부터 스릴 넘치는 이야기에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간혹 읽기 힘들 정도로 징그러운 표현이 나올 때는 읽지 못하고 다음 장으로 넘기기도 했다.
  버팔로 빌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렉터의 말이 맞아가고 렉터의 탈출 과정이 소름돋았던 것에 비해 제임 검의 체포는 조금 허무했다. 그럼에도 제임 검을 찾는 순간까지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독서모임은 멤버들과 함께 모여서 양들의 침묵 영화를 시청했다. 소설이 담고 있는 스토리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두 시간 짜리 영화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사건과 사건이 연결되지 않은 느낌도 있었고 스탈링이 추리해가는 과정이 끊겨 있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렉터의 감방, 음식반입구, 킴벌리의 지문을 채취할 때 코 밑에 바른 약 등 현실로 구현된 장면들이 재밌었다. 양들의 침묵은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들면 더욱 재미있게 보기 좋을 것 같다. 혹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기대를 가지고 오픈일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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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4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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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최고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l******9 | 2022.02.20
평점5점
최고의 스릴러! 한문장도 놓칠수 없고, 한눈을 팔수도 없는 흡입력있는 최고의 스릴러소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세****라 | 2021.07.05
구매 평점5점
마스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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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e******7 |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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